국내 사회적책임투자(SRI) 펀드가 '사실상' 일반 펀드와 별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RI 펀드란 사회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지는 펀드다.
경제개혁연대 최한수 연구팀장은 "스스로가 SRI 펀드를 표방한다고 해서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은 초기에나 가능한 일"이라며 "SRI 펀드가 '일보전진'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소장 김선웅)가 발행하는 '기업지배구조연구' 2007년 봄호(통권 22호)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 팀장은 "SRI 펀드 역시 수익률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동안 '윤리투자'에 대해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열풍이 '거품'이 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팀장이 꼽은 국내 SRI 펀드의 문제는 ▲분석기준의 불명확성과 포트폴리오(Portfolio)의 무차별성 ▲배제기준(Negative Screening)의 미채택 ▲펀드의 투자와 운용에 대한 정보공개의 미흡함 등이다.
최 팀장은 첫손에 꼽은 문제는 분석기준의 불명확과 포트폴리오의 무차별성.
그는 "국내 6개 SRI 펀드의 투자기준은 환경경영, 지속적 성장, 지배구조, 사회적 책임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 기준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한 정보는 찾을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투자기준의 모호함이 펀드간의 차이를 없애고 있다"며 "실제 6개 SRI 펀드의 상위 5개 보유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국민은행, 포스코 등에 치중돼 있어 일반펀드와 별 차이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외국과 달리 배제기준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최 팀장의 판단.
최 팀장은 "SRI 펀드의 정체성에 대한 판단기준이 배제기준의 채택 여부에 달려있는 것은 아니지만 SRI투자의 연원이나 윤리적 투자정신에 비춰보면 투자를 제외하는 영역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그 범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개별적으로 결정하면 되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세번째로 꼽은 문제는 펀드의 투자와 운용에 대한 정보 공개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최 팀장은 "국내 SRI 펀드들은 일반적 투자기준이나 수익률, 보유종목과 관련된 정보는 제공하고 있으나 세부투자기준이나 개별 회사에 대한 투자근거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펀드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 부분에 대한 정보 역시 상세히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RI 펀드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선 SRI 펀드에 어울리는 종목을 선정하고 있는 지, 종목 발굴 능력이 있는 지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안재만기자 ot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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