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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춘 아모레·LG생건…H&B스토어 도전장


원브랜드숍 저물자 편집숍 강화 …타사 화장품 입점 속속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국내 화장품업계 1,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나란히 H&B스토어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자체 브랜드숍에 타사 화장품을 입점시켜 멀티 화장품 유통채널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아모레퍼시픽은 외부 화장품 라인업을 더한 '아리따움 라이브(Live) 강남'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매장에선 아모레퍼시픽그룹 브랜드 11개와 메디힐·더툴랩·스틸라·파머시·라뮤즈·한아조 등 59개의 외부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아리따움에 아모레퍼시픽 외 화장품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질세라 LG생활건강도 자체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에서 VT코스메틱과 방탄소년단이 협업한 'VTXBTS 에디션'을 독점 판매한다고 밝혔다. 네이처컬렉션은 이번 제품을 시작으로 타 브랜드 입점을 검토할 예정이다. 뷰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자체 브랜드에만 연연하지 않고 상품군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 빅2가 타사 제품으로 눈을 돌린 까닭은 자체 제품만 파는 브랜드숍보단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H&B스토어가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 2천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H&B스토어 시장은 올해 2조원을 돌파했다. 매장 수도 2013년 478개에서 2016년 1천개를 넘어섰다. 이 속도대로라면 2025년엔 시장 규모가 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H&B스토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3.6%(2016년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성장여력이 크다는 진단이다.

반면 최근 아리따움과 네이처컬렉션은 성장한계에 부딪혔다. 아리따움은 2016년 매출액이 처음으로 역성장한 후 지금까지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아리따움 전국 매장 수는 2015년 1천346개로 정점을 찍은 후 조금씩 줄고 있다. 지난해엔 1천323개를 기록했다. 연간 신규 출점 역시 절반(77개→37개)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국내 원브랜드숍 업계 2위인 더페이스샵 매장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해왔다. 한때 업계 1위였던 더페이스샵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적자 전환(당기순손실 52억원)했을 정도로 원브랜드숍이 시장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네이처컬렉션 매장 수는 1.5배(68개→169개) 늘었지만, H&B스토어에 대적하기엔 경쟁력이 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울러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가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는 점도 화장품 빅2의 결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 그룹 계열사인 세포라는 최근 해외 구직 사이트 '링크드인'에 한국지사 관리자 채용 공고를 내고 내년 3분기 한국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도 화장품 편집숍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한국판 세포라인 '시코르'는 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화장품을 앞세워 15호점까지 낸 상태다. 롯데백화점 역시 자체 뷰티 편집숍 이름을 '라 코스메티크'에서 '라코'로 바꾸고 대대적인 리브랜딩에 나섰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콧대 높았던 화장품업계 빅2가 다른 브랜드에도 판로를 열어줬다는 것은 원브랜드숍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현재는 일부 매장에 한해 타사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들이 압도적인 매장 수를 내세워 H&B스토어로 전환하기 시작하면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귀띔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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