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지난 12일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는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개발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의 경연장이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르노삼성, 재규어, BMW, 테슬라, 중국 BYD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참여해 친환경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에 맞춰 민간보급 확대에 기여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코나 일렉트릭을 선보였다. 코나 일렉트릭은 최대 출력 150㎾로 도심형(1회 충전에 240㎞이상 주행)과 항속형(1회 충전에 390㎞이상 주행)으로 나뉜다. 완속충전기를 사용해 100% 충전되기까지 각각 6시간10분, 9시간40분 가량 소요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역시 브랜드 첫 전기차 모델인 고성능 SUV 순수 전기차 'I-페이스'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뉴 레인지로버 PHEV',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PHEV'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에 너나 할 것 없이 나서는 데는 전기차 시장의 가능성 뿐만 아니라 정부의 든든한 지원도 한몫한다.
환경부는 지난 5일 전기차 보조금 대상을 기존 2만대에서 2만8천대로 늘렸다. 전기차 보조금 총액 또한 1천190억원을 추가 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까지 사전 계약된 전기차 물량이 2만2천여대로 집계돼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추가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올해 전기차 2만여대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세계적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사명을 내세운 테슬라(Tesla) 모터스는 전기차가 가솔린 자동차 보다 더 효율적이고 빠르며, 즐거운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전하기 위해 2003년 회사를 설립했다. 전기차 시장 선구자 테슬라 모터스는 2017년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가장 처음 선보인 모델은 바로 준대형급 세단인 '모델S'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730 청담 테슬라 스토어를 방문해 국내 공식 출시 1주년을 앞둔 테슬라 모델S 90D를 시승해봤다.
테슬라 성능의 핵심은 긴 주행 거리와 즉각적이고 부드러우며 조용한 가속을 실현케하는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이다. 모델S가 0에서 60mph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2.5초다. 또 전면과 후면의 각 모터가 즉각적이고 정교하게 동력을 배분해 젖어 있거나 얼어 있는 노면에서도 운전자에게 향상된 신뢰성을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청담스토어에서 모델S를 타고 영동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를 타고 주행했다. 다시 천호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를 타고 코엑스 방면으로 빠져나오는 코스로 총 18㎞의 거리를 시승했다.
외관은 제네시스급의 세단 크기로 앞뒤의 엔진을 보호하기 위해 프레임 자체가 커 내부는 동급 세단보다 비좁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프레임이 두꺼워서 덤프트럭이 들이받아도 내부 좌석까지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고객의 안정성만큼은 보장된다는 것.

내부 디자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일반 승용차의 에어컨, 비상등 조작 등의 버튼이 들어선 전면 조작부에 가로, 세로 약 35㎝, 20㎝의 화면이 자리 잡고 있다. 위쪽에는 후방을 주시할 수 있는 화면이, 아래쪽에는 네비게이션이 동시에 작동된다. 후방 좌우 가시거리 역시 넓어 안전 주행이 가능하다. 버튼이 없어 깔끔한 느낌을 주지만, 기타 기능을 쓰기 위해 화면을 터치해 일일이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처음 모델S 운전석에 올라탔을 때 이미 시동이 걸려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답게 시동이 걸려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챌 수 없었다. 조용하지만 살짝만 액셀을 밟아도 힘이 좋아 잘 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테슬라 관계자는 422마력으로 스타트는 페라리보다 빠르다고 했다. 차 자체는 잘 나가는 느낌이었지만 타이어가 양옆으로 조금씩 밀리는 느낌이 들었다. 시승용 자동차의 경우 시승감,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일반 타이어보다 얇은 스포츠용 타이어를 장착했다고 한다.
테슬라 모델S가 유독 힘이 좋다는 느껴지는 이유는 앞바퀴를 움직이는 모터와 뒷바퀴를 움직이는 모터가 각각 앞과 뒤쪽에 있기 때문이다. 일반 사륜차의 경우 하나의 엔진이 바퀴를 4개 돌려 액셀을 밟아도 빠르고 가볍게 나가는 느낌이 들지 않지만, 모델S의 경우 두 개의 모터로 가볍고 빠른 느낌이다.
현재 판매하는 모델은 1종류지만 타이어와 내장재, 헤드라이트 등 모든 것이 커스텀오더로 탑승자에 취향과 입맛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테슬라 모델S의 경우 1회 완충으로 350~400㎞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에 따라 상이하나 최대로 탔을 때 500㎞까지 운행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주행거리는 달라지는데, 여름에는 조금 더 긴 주행이 가능하고 겨울에는 여름보다 적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최근 전기차의 단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면서 "한번 충전으로 300㎞가 넘게 주행할 수 있어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이 줄어들고, 충전 인프라 역시 잘 구축돼 올 후반부터 전기차 빅뱅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가장 많이 주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모델 역시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더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델S는 전기차이면서 오토파일럿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온 모델 중에서 가장 자율주행 성능이 뛰어나다는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다. 달리는 도로의 법규에 맞춰 최대 속도가 설정되며, 최대 속도를 운전자가 설정할 수 있으나 아직은 직선 주행만 가능하다.
청담 스토어로 다시 돌아오는 구간에 오토파일럿 기능을 실행해봤다. 실제 핸들을 잡지 않고 액셀을 밟지 않아도 앞차의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도로에 떨어진 쓰레기를 인지해 스스로 속도를 줄였다. 핸들을 잡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오토파일럿 기능이 꺼지고 다시 수동 주행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오토파일럿은 운전자의 편의를 극대화한 수준 높은 기술로 현재 적용을 많이 하는 추세"라면서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잠깐잠깐 활용하는데 의미를 둬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모델S 충전은 정부에서 설치한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구매자의 집과 주차장에도 따로 설치할 수 있다. 기계는 무료로 제공하나, 100만원 가량의 설치비가 소요된다. 가정용 220V로 완충하는데 20시간, 정부 충전기로 완충할 경우 10시간 걸린다. 이 외에도 전국 18곳에 설치된 슈퍼 차져를 이용할 경우 30분 내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일반 충전소에서 완충하는데 1만5천원정도 비용이 들며, 1천~2천원 소액 충전도 할 수 있다.

기본형 90D 1억1천570원으로 프리미엄 업그레이드 패키지와 오토파일럿 옵션 가격 650만 원이 각각 더해지면 1억2천87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현재는 직선주행만 가능한 오토파일럿 옵션이 650만원대로, 이후 법규가 풀리면 네비게이션을 따라 자동으로 운행해 찾아가는 옵션이 1000만원대에 책정돼 있다. 서울지역 전기차 정부지원금으로 1천700만원 가량 보조받을 수 있다.
테슬라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모델S를 필두로, 연말에 SUV 전기차를 출시하고, 내년 아반떼 동급의 보급형 모델3가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서온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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