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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 밤길 못다니겠네"…'빨간마스크'괴담 유행


 

"어쩌죠? 우리집은 지하라 빨간마스크가 나타나면 꼼짝없이 당하게 됐어요."

인터넷 괴담 '빨간마스크'가 초중고생 사이에서 횡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겐 '밤길 조심' 경계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들은 해진 뒤에는 골목길로 나오지 않은데다 심지어 방문도 꼭 잠근다. '빨간마스크'가 무서워한다는 엿을 가방에 넣어놓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빨간마스크'는 길거리에 만난 사람에게 '나 예뻐'라고 물어본 다음, 사람을 죽이는 빨간 마스크를 쓴 여인을 일컫는다. 이 여인이 빨간 마스크를 쓴 이유는 귀까지 찢어진 입을 가리기 위해서다. 긴 생머리에 하얀 코트를 입은 '빨간마스크'는 한쪽 손에 큰 칼 또는 낫을 몰래 들고 다니며 살인을 저지른다.

물론 이런 사건이 아직 국내에서 일어난 적은 없다. 인터넷에 떠도는 '괴담'일 뿐이다.

'빨간마스크'는 100m를 10초에 달리는 놀라운 주파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2층 이상 올라가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물론 '빨간마스크'에게 벗어나는 방법도 있다. '포마드'를 3회 이상 외치거나, 엿을 주면 빨간마스크는 도망간다.

이 이야기는 1978년 12월 일본 기후현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일본에서는 자녀들을 교습소에 보내는 게 유행이었다. 생활이 넉넉치 않아 자녀를 교습소에 보낼 형편이 안된 부모가 교습소 보내기 붐이 사라지게 하기 위해 '빨간마스크' 괴담을 퍼트렸다는 소문이 유력하다.

'빨간마스크'는 90년대 초반에 등장했던 무서운 귀신 '홍콩할머니'와 함께 국내에 잠시 등장했다. 최근 '빨간마스크'가 인터넷 포털들의 주요 인기검색어로 다시 등장한 것은 유괴, 납치, 살인 등 대형 범죄들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일부 부모들이 아이들을 단속하기 위해 무서운 얘기를 퍼뜨렸다는 소문이 신빙성이 높다.

다음은 인터넷에 떠도는 '빨간마스크' 이야기 중 하나.

재원은 친구들에게 빨간마스크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야, 재원아, 오늘 신문에 살인사건 난거 알어?"

"뭐?? 왜, 어쩌다가??" "글쎄, 입이 귀까지 양쪽으로 찢어져 있고, 그 입에 빨간마스크가 씌워져 있었다는 거야."

"그게 정말이야?? 근데 빨간마스크가 뭔데?"

재원의 가장 친한친구 병훈이 말했다.

"매일 자정이 넘으면 인적이 드문 곳을 지나다니면서 한 집 한집씩 창문을 열어서 빨간마스크로 가린 자기 얼굴을 보여준데. 그리고는 자기 얼굴이 예쁘냐고 물어봐서, 예쁘다고 그러면 자기처럼 만들어준다고 하면서 입을 찢어 죽인데."

재원은 병훈의 말을 믿을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누가 그런 잔인한 짓을...

"야, 너 그거 뻥이지? 차라리 죽일려면 칼로 배를 찔르겠다. 왜 입을 찢어서 증거가 남는 짓을 하냐??"

"야, 뻥 아니야. 신문도 안보냐?? 시골마을에서 농부가 창문을 열어놓고 자다가 그 빨간마스크를 만나서 입이 찢어져 죽었다잖아!!"

아무리 병훈이 증거를 대도 재원은 코웃음을 치며 믿지 않았다. 세상에 그런일이 있을수 있겠냐고.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재원은 친구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때는 이미 자정을 훨씬 넘어버린 시각이었다. 재원의 집은 인적이 드문 근교에 있었는데, 집까지 재원이 걸어가려면 1시간 이상이 걸렸다.

정류장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질 않자, 재원은 그냥 걸어서 집까지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까짓거, 뭐. 한번 가보자.. 설마 깡패가 있겠어??"

재원이 걷고걸어 무사히 집에 도착했을때 집안에는 불이 전부 꺼져있었고, 부모님과 동생은 집에 없었다. 쪽지에 외갓집 친척분이 돌아가셔서 잠깐 갔다 오겠다고 쓰여져 있었다.재원은 1시를 가르키는 시계종소리와 함께 문득 학교에서 이야기한 빨간 마스크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재원은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낮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일이, 밤이 되자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아무도 없으니... 재원은 창문이라는 창문은 전부 다 걸어잠그고 자기방의 이불을 뒤집어쓰고 빨리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다. 고요한 가운데 째깍째깍 시계추소리만 들렸다. 한참이 지났을까. 재원의 방 창문에서 "똑똑똑"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재원은 부모님이 돌아오셨다는 기쁜마음에 재빠른 동작으로 창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곳에 서있는것은 긴 생머리를 풀어헤치고 빨간마스크를 쓴 한 여자였다. 재원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빨리 창문을 닫아야겠다고 마음으로 수만번 소리쳤지만, 몸이 굳어서 움직이질 않았다. 마치 가위에 눌린듯.

그 빨간마스크의 여자는 천천히 재원에게로 다가갔다. 재원은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는 것을 느꼈다. 빨간마스크의 여자는 창문턱 바로 가까이까지 왔다.

재원과 거의 얼굴을 맞딱뜨린채 빨간마스크가 재원에게 거의 쉰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예쁘니?" 순간, 재원은 학교에서 병훈이 말한 그 이야기가 생각났다. 빨간마스크에게 예쁘다고 하면 자신도 그렇게 만든다는 것을. 재원은 재빨리 말했다. "저..아니요.." 순간, 빨간마스크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얼굴의 반을 가리던 빨간마스크를 벗었다.

귀부터 입 언저리까지 찢어진 곳에 얼기설기 꿰멘듯한 실이 재원을 더욱 공포스럽게 만들었다.

빨간마스크의 여자가 말했다. "그럼 너는 반만 해줄께!!!!" "아~~~~악!!!!"

다음날 제보를 받고 재원의 집으로 출동한 경찰은 왼쪽입술언저리부터 귓볼까지 찢어져있는, 그위에 빨간마스크가 씌워져있는 재원의 시체를 보았다.

담당형사가 같이출동한 경감에게 사건경위를 이야기하는 동안, 재원의 얼굴에 있던 빨간마스크는 사리지고 없었다. 그 빨간마스크는 시내의 병훈이라는 아이의 집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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