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말, 업계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바일게임 '천만 다운로드' 시대가 열렸다. 게임빌(대표 송병준)의 '프로야구 시리즈'가 누적 다운로드 1천만을 최초로 기록한 것이다.
2002년 첫 출시돼 2003년을 제외하고 매년 시리즈를 이어온 게임빌은 '게임빌=프로야구'를 떠올릴 정도로 모바일 야구게임 전문업체로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스포츠게임이라는 장르 특성상 차별화가 쉽지 않은데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천만 배경엔 '감정이입'이라는 리얼리티가 있다"

게임빌 '2009프로야구'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진영 과장은 "유저가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나만의 리그' 등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직접 야구를 즐기는 느낌을 전달해 리얼리티를 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는 아기자기한 그래픽 탓에 오히려 리얼리티는 미흡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비주얼 면에서 리얼리티를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유저가 직접 게임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리얼리티"라고 답했다.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의 '나만의 리그'는 타자 또는 투수를 선택해 '루키'부터 '영웅'이 될 때까지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경기를 거듭하며 능력치와 인기도를 쌓아가며 한 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연봉 액수가 달라지는 보상 요소가 있어 유저들이 더욱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게임 중간중간에는 감독이 도루나 병살타 등을 특별히 주문하는 '미션 시스템'이 배치돼 유저가 한 명의 선수로서 감독과 소통하는 느낌을 준다. 선수는 일정 경기수를 채우고나면 데이트를 하거나 야구교실에 강사로 참여하기도 해 일상의 디테일을 살렸다.
바로 이런 요소들이 스포츠장르인 야구게임에 육성 시뮬레이션의 장점을 보태는 장치가 된 것이다.
◆"시리즈물은 '같으면서 달라야' 성공"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는 총 7개다. 야구게임인 이상 게임룰에서 큰 변화가 불가능하다보니 '지난해와 다른 게 무엇이냐'는 유저 문의도 끊이질 않는다.

김진영 과장은 "같으면서 달라야 성공하는 게 시리즈물"이라면서 "시리즈물 개발자들 모두의 고민이 이런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작에서 유저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분석해 이를 녹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댓글뿐 아니라 유저 플레이 패턴, 인터뷰, 전화설문 등 다양한 데이터를 취합해 차기작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부족했던 점은 보완하고, 유저들이 새롭게 원하는 부분을 객관화해 '다른 점'을 만들고 호평인 부분은 계승해 '같은 점'을 이어간다는 얘기다. 게임빌 측은 "7개 시리즈가 나오는 동안 이런 데이터 축적 부분에 노하우가 생겨 '같으면서 다른' 신작이 꾸준히 출시되고 유저의 꾸준한 호응을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게임빌의 프로야구 시리즈는 출시작인 2002프로야구를 제외하면 모두 백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하며 야구게임 사상 유례 없는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아직 모바일게임 시장이 초기단계였음을 감안하면 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2002프로야구 역시 대성공이었다고 볼 수 있다.
◆"천만 다운로드보다는 넓어진 유저 저변이 중요"
게임빌의 천만 다운로드 달성 전까지 천만을 향해 달려오던 시리즈 게임은 총 3가지다. 컴투스(대표 박지영)의 '미니게임천국 시리즈'가 지난 6월 누적 900만을 돌파했고, 넥슨모바일(대표 이승한)의 '메이플스토리' 시리즈도 같은 기간 누적 800만을 기록 중이다.
3각 경쟁구도에서 승리한 점에 대해 김진영 과장은 "최초 천만 다운로드는 무척 기쁜 일이지만 타사 게임들과는 목표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다운로드 수로만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표명했다.
김 과장은 "모바일게임 자체가 주로 10대 위주를 목표로 하지만 프로야구 시리즈는 청소년과 성인 비율이 거의 반반"이라면서 "경제력이 있는 성인 유저 저변을 늘리는 것은 모바일게임 산업 자체에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천만 다운로드'라는 숫자 자체도 의미있지만 '천만'을 통해 모바일게임 유저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단 뜻이다.
'미니게임천국 시리즈'도 올해 안에 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시장의 파이를 키운 모바일게임 산업이 '천만 노하우'를 활용해 넓어진 저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윤희기자 yun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