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플레이어 뜬다

헐리우드가 'P2P 죽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아예 P2P 네트워크 접속 기능을 내장한 가정용 미디어 플레이어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당돌한 제품을 선보인 것은 네덜란드 업체인 라마박스(Lamabox). 이 회사가 내놓은 미디어 플레이어 '라마박스'는 비트토런트 등 P2P 네트워크에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C넷 등 주요 외신들이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라마박스는 P2P검색, 다운로드 기능 뿐 아니라 다운받은 콘텐츠를 DVD로 구울 수도 있다. 이 정도면 '불법복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헐리우드 스튜디오와 음반 업체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외신들 역시 앞으로 이 제품를 둘러싼 법적 공방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 많아

리눅스 기반으로 구동되는 라마박스는 인터넷을 통해 P2P 네트워크에 접속해 각종 콘텐츠를 다운받을 수 있다. 이용 가능한 P2P도 비트토런트, e동키, 패스트트랙, 그누텔라, 오버넷 등 다양한 편이다.

P2P 네트워크에서 내려받은 영화나 TV 프로그램 같은 것들은 텔레비전과 연결해 재생할 수도 있다.

P2P 외에 인터넷 라디오와 스트리밍 형태로 온라인 비디오도 볼 수 있다. 가격은 40GB 용량 제품은 328달러, 400GB 제품은 564달러다.

회사측은 웹사이트(www.lamabox.com)을 통해 '라마박스'는 P2P 기능이 내장된 최초의 미디어 플레이어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네덜란드 이외 지역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획기적인 기능에도 불구하고 라마박스가 '대박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저작권 보호를 받는 콘텐츠가 불법공유되는 P2P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대법원이 지난 6월 P2P 업체도 불법 파일 공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이후 헐리우드 등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이어지고 있어 라마박스 역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 라마박스 "콘텐츠 접근허용이 뭐가 나쁘냐"

이에 대해 라마박스 관계자는 C넷과의 인터뷰에서 "라마박스는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과 비슷하다"라면서 "(불법 콘텐츠 공유는) 콘텐츠 제공자와 사용자들의 책임이다"라면서 위법성 주장을 일축했다.

라마박스 사이트에는 '혁명을 따르라(follow the revolution)'란 슬로건이 큼직하게 박혀 있다. 과연 라마박스가 자신들의 슬로건처럼 '혁명'의 불길을 피워올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키는 어쩌면 막강한 자금력과 로비력을 자랑하는 헐리우드가 쥐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