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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 전봇대 논쟁, 막판 기싸움


협정서 체결 앞두고 공방…이용대가 산정 논란 여전

KT-KTF 합병 인가조건으로 제도가 바뀐 KT 전주·관로 제공 문제를 놓고 새해 벽두부터 통신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해 12월 17일 다른 회사가 KT의 전주·관로를 빌리려 할 때 처리기간을 2~4주에서 1~2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고시 개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당사자간 협정서 체결이 임박하면서 사업자 별로 다른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KT가 의도적으로 협정서 개정이나 인입관로 신청에 대한 승인을 지연해 영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는 3월17일까지 협정서를 개정하면 되는 데 SK브로드밴드가 벌써부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맞받고 있다. 2월 중 전산시스템을 오픈하면 전주˙관로 정보를 빌려쓰는 회사도 충분히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빌리려는 사람은 마음이 급하고 빌려주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두 회사간 기싸움은 이달 말 마무리될 (필수) 설비 이용대가 재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해 각 사 CEO까지 불러 극적 타협을 이뤘던 '전봇대 논쟁'이 실제 제공시점인 올해 들어 재연될 조짐마저 보인다.

◆SK브로드밴드 vs KT, 협정서 개정논의 난항

방통위는 '전기통신설비의 제공조건 및 대가산정기준'과 '전기통신설비의 정보제공기준' 고시를 개정한 것은 지난 해 12월 17일. 하지만 이 고시가 실제 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면 KT와 SK브로드밴드, KT와 LG텔레콤 간 협정이 고시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지난 해 11월 초부터 협정개정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협의가 답보상태"라면서 "최근 인사로 담당부장이 바뀐 탓도 있지만 KT가 무단사용시 '2배'인 위약금을 '5배'로 올리려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탓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 70개 빌딩의 인입관로를 KT에 신청했지만, KT는 지난 연말 고시 및 합의서의 '7일 이내'와 달리, 4주 이내에는 제공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르면 협정개정은 3월 17일까지 하면 되게 돼 있다"면서 "설비제공전산시스템이 2월 중 오픈되는 데 이게 이뤄져야 전국의 전주·관로 정보를 알 수 있어 원활한 협정개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KT 관계자는 "아직 SK브로드밴드와의 협정 개정 전이어서 현행 협정서에 따라 4주를 이야기 하는 건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SK브로드밴드가 무리하게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2월말까지 논란 계속될 듯...동등접근센터도 '주목'

통신업계가 KT 전주·관로를 빌리는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어떤 조건으로 빌리느냐에 따라 기업 영업 시장의 경쟁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나 LG텔레콤(전 LG파워콤)처럼 빌리는 회사 입장에선 빨리, 저렴하게 빌려야 유리하다. 반면 KT 입장에선 협정서 개정을 최대한 늦추고 전주·관로 이용대가를 높은 가격에 받아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박준선 과장은 "양측의 이해가 첨예한데, 일단 2월 18일 KT의 전산시스템이 오픈되면 전국 곳곳의 전주·관련 정보와 신청 내역 등이 전산화 되기 때문에 이같은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과장은 또 "2월말까지 필수설비 이용대가를 재산정하고 있는데 현재의 가격에서 올려야 한다는 데는 모두 공감하나 생각의 차이는 큰 것 같다"면서 "갈등이 심해지면 중앙전파관리소에 설치된 '동등접근센터'를 통해 분쟁 해결에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필수설비 이용대가는 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연구중인데, 현재의 KT 전주·관로 이용대가를 일부 인상하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빌려쓰는 회사들은 물가인상분 정도의 현실화를 KT는 원가에도 못미치는 현재 가격의 정상화를 요구해 대립하고 있다.

이와별개로 분쟁을 조정하는 곳은 동등접근센터다. 이 센터는 전기통신설비 제공사업자(KT)와 이용사업자(SK브로드밴드, LG텔레콤)간 분쟁을 해결하고 전기통신설비 의무제공제도 이행실태를 감독하기 위한 기구로, KT와 SK브로드밴드간 논쟁이 지속될 경우 여기서 해결을 모색해야 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 해 설비관련 고시 개정 과정에서 형태근 위원은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합의됐고, 새로운 바람이 일어날 수 있으니 설비적인 부분에서는 더 이상 논쟁이 안 생기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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