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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커머스' 시대가 열린다


 

차를 몰고 여행을 떠난다. 차가 특정 지역에 들어가면 휴대폰의 배경화면이 자동으로 바뀌면서 그 지역의 캐릭터가 등장하고, 이 캐릭터가 그 지역 특산물들을 소개한다. 물론 이를 통해 구매할 때는 할인도 받을 수 있다.

국내 지리정보회사인 포인트아이사가 올 하반기 중으로 예정하고 있는 서비스 내용이다.

온라인 광고회사인 에어크로스는 역시 올 하반기 중에 전자랜드 수원점에서 인근에 있는 휴대폰 사용자들에게 쿠폰을 발송하고 이 쿠폰을 가지고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할인을 해주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는 단순히 휴대폰 가입자의 주소가 수원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쿠폰을 발송하지만 이제는 '바로 그 시각 그 장소'에 있는 사람으로 한정해 쿠폰을 발송함으로써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휴대폰의 위치(Location)를 기반으로 한 상거래, 이른바 L커머스 시대가 바야흐로 열리고 있다.

L커머스는 e커머스와 M커머스의 다음단계 상거래다. e커머스가 오프라인의 상거래를 인터넷으로 옮기면서 시간의 제약을 줄였다면 M커머스는 이동중에도 구매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시간제약을 더욱 줄이고 구매를 편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L커머스는 M커머스의 이동성의 장점에다 현지성을 더함으로써 말 그대로 일대일 마케팅을 가능하게 해 준다.

SK텔레콤은 OK캐쉬백을 통해 삼성카드와 제휴해 삼성몰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쿠폰을 발송하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휴대폰이 위치를 기반으로 한 상거래로 이어질 경우 다양한 새로운 거래형태가 나올 수 있다.

예컨대 연인이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고 치자. 두사람에게 패키지 쿠폰이 발송된다. 인근의 커피점, 영화관, 음식점 등이 연계돼 데이트의 패키지 상품을 쿠폰으로 발송하고 차례로 방문케 하면서 할인을 해 주는 것이다. 이 경우 당사자들은 3만원짜리 상품, 5만원짜리 상품 등 패키지 구성을 보면서 선택할 수도 있다.

◆LBS산업 확산이 계기

L커머스가 부각되고 있는 것은 LBS(Location Based Service:위치기반 서비스)산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올 1월 LBS산업을 차세대 수출전략품목으로 집중 육성키로 하고 앞으로 5년간 390억원을 투자해 기술표준화, 서비스 활성화를 유도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06년이면 국내 휴대폰 이용자의 절반 가량이 LBS서비스를 이용하게 되고 휴대폰을 이용한 상거래도 일상화 될 것이라는 게 정통부의 관측이다.

이미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회사들이 '친구찾기'서비스 등을 통해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지국의 전파범위 내에서는 위치파악이 가능한 이동통신망의 특성을 활용한 초보적인 서비스다.

앞으로 3개의 기지국을 이용한 삼각측량법으로 위치측정이 더욱 정밀해지면 관련 응용 서비스들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특히 위성을 이용해 위치를 측정하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서비스가 확산되면 위치기반의 상거래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부는 현재 모든 휴대폰에 GPS칩 내장을 의무화하는 '위치정보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 중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직은 걸림돌 많아

L커머스의 이같은 폭발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걸림돌도 적지 않다. 우선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못하다.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서 GPS칩이 내장된 휴대폰 단말기는 약 10만대 가량만 보급됐다.

또 휴대폰에 지도표출이 아직은 충분하지 못하다. 인터넷에서는 자세하게 표출되는 지도가 휴대폰에는 아직 미흡하기 때문.

이와함께 POI(Point of Interest) 정보도 많지 않다. POI정보란 L커머스를 이용할 백화점이나 음식점 등이 자신의 정보를 올려놓는 것을 말한다.

백화점이나 음식점이 휴대폰 회사에 쿠폰 발행비로 제공해야 하는 비용도 아직은 부담이된다. 쿠폰 발행으로 예상되는 수익이 비용에 비해 많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GPS 칩 내장 단말기 보급이 확산되고 휴대폰을 이용한 상거래가 많아질 경우 쿠폰 발행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업자의 투자도 요구된다. 모바일광고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망사업자가 LBS플랫폼을 구성해 가입자 위치를 추적하고 이 데이터를 송수신해야 하는데 현재의 왑푸시(WAP Push) 방식이나 셀기반시스템(CBS)으로는 힘들다. 가입자의 위치정보 저장과 이용이 가능한 대용량 시스템 구축이나 상거래용 LBS플랫폼 구축 등의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L커머스가 하나의 뚜렷한 추세가 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걸림돌은 머지 않아 해소될 전망이다.

정통부 민원기 소프트웨어 진흥과장은 "LBS산업 육성의 궁극적 목적도 L커머스 확대에 있다"면서 "하나의 단말기로 복합기능을 하는 원디바이스 멀티펑션 시대가 머지 않은 만큼 L커머스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인트아이의 라창현 이사도 "현재는 L커머스의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지만 올 하반기 부터는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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