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감성을 교류한다."
국내에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미니블로그'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
블로거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는 올블로그에도 얼마 전 미니블로그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블로그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광풍을 알아 챘을 것이다.
블로거들의 관심은 거의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한 '미투데이(Me2day, me2day.net)'와 '플레이톡(PlayTalk, playtalk.net)'에 집중됐다.
이들은 두 서비스를 비교하고,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등 자신만의 사용기로 블로그를 장식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설된 미니블로그는 미투데이다. 지난 2월 25일 서비스를 시작한 미투데이는 아직은 베타서비스 중이다. 4월 중순경 정식 오픈 예정이다.

플레이톡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3월 중순경.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해 계속해서 서비스를 보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플레이톡을 개설해 자신의 일정과 여러가지 사안에 대한 생각을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정 전 의장의 플레이톡은 이미 플레이톡 내에서 인기 플레이톡으로 자리 잡았다.

소설가 이외수 씨도 지난 28일 자신의 플레이톡을 개설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는 네티즌들과 실시간으로 '감성'을 공유하고 있다.

◆글쟁이 블로거들, 다이어트 유행
그동안 블로거들은 한 가지 이슈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자세히 쓰기도 하고, 여기에 필요에 따라 사진도 여러 장씩 붙여가며 신문기사 못지 않은 완성도 있는 글을 완성해 왔다.
블로그 세상에는 하루에도 수십만 가지의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오고, 블로거들은 트랙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다.
미니블로그도 일반 블로그와 같이 사용자가 자신만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유롭게 글을 쓴다는 기본 골격은 같다. 그러나 이름이 암시하듯이 아주 간단 명료한 형태의 글만 가능하다. 그래서 그런지 미투데이는 '바쁜 블로거를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미투데이를 만든 더블트랙의 박수만 대표는 "메신저, 메일, 문자메시지가 가지고 있는 장점만을 뽑아 만든 것이 미투데이"라고 설명했다.
리얼타임으로 얘기할 수 있으면서, 메일 주소를 알 필요도 없으며,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미투데이는 글자수를 150자 내로 제한하고 있으며, 플레이톡은 글자수의 제한은 없으나 줄 바꾸기가 불가능해 사실상 장문을 쓰기는 힘들다. 따라서 이들 미니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대부분 한줄을 넘지 않는다.

내용도 가지가지다. 점심 때 무엇을 먹었는지부터 해서, 비가 오니 기분이 꿀꿀하다는 둥 혹은 오늘 해야 할 일을 간단히 메모 형식으로 기입하기도 한다.

생각보다는 감성이 더 가까운 표현으로 보인다. 미니블로그는 그래서 감성을 공유하고 싶은 블로거들의 안식처가 된다.
◆미니블로그는 '쉽다'
미니블로그의 최대 장점은 정말 쉽다는 것이다. 심플한 구성은 물론이고 사용방법도 간단하다.
회원가입 시 대부분의 웹사이트가 요구하는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등의 기본정보는 전혀 기입할 필요가 없다.

플레이톡은 회원가입시 이메일주소, 비밀번호, 닉네임, URL의 네가지 항목만 입력하면 된다.
미투데이는 두가지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일단은 오픈아이디라는 것이 있어야 하며,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을 할 수 있다.
오픈아이디란 하나의 아이디만 있으면 여러 사이트에 회원가입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증서비스 표준이며, 초대장의 경우 이미 가입한 사람들로부터 받을 수 있다.
최소한의 기능만을 제공하고 있는 두 서비스는 자기 소개 사진 이외에 어떤 사진을 올릴 수도 없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단지 몇 줄의 글.
미투데이의 경우 그나마도 삭제와 수정이 불가능해 한줄 글이라도 신중할 수 밖에 없다. 플레이톡은 수정은 불가능하나 삭제는 된다.

싸이월드는 실제 생활에서 아는 사람과 '일촌'을 맺지만 미니블로그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미투데이는 내게 초대장을 보내 준 사람과 자동으로 친구가 되고, 내 친구의 미투데이에서 그의 친구를 볼 수 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친구 신청을 하면 된다.
친구의 글 중 공감이 가는 글을 발견하면 'metoo'를 클릭해서 공감한다는 표시를 해준다. 그러면 내가 공감한 글과, 내 글 중 공감을 받은 글들을 따로 분류해서 볼 수도 있다.
플레이톡은 '라운지'라는 이름의 공동 게시판을 통해 사용자들의 올린 글을 한꺼번에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라운지는 입장과 퇴장의 절차가 없는 채팅방의 구실을 하고 있다. 라운지의 모인 글을 보고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의 플레이톡으로 건너가 댓글을 달기도 하고, 친구를 신청하기도 한다.
◆사용자와 함께 나아가는 미니블로그
미투데이와 플레이톡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사용자들이 매우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미투데이는 지난 28일 일반회원 약 60명과 함께 대대적인 번개를 했다. 이 자리에서 미투데이의 서비스를 설명하고, 활성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회원들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 줄'글이 바탕이 돼 처음 만난 사람들이 새로운 인연을 만들었고, 자신들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의 장단점을 말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박수만 대표는 "기존 번개는 IT 쪽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미투데이의 경우 CF 관련직, 작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톡은 그 보다 더 동적이다. 가입을 하면 기본으로 등록되는 친구 'HAN'은 사실 플레이톡의 한정환 대표다.
한 대표는 실시간으로 라운지를 둘러보고 댓글을 달기도 하고, 새로운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우리끼리 있는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는 것에 회원들은 안도감을 느낀다.
한 대표는 "'오늘의 플톡남, 플톡녀'의 경우도 회원들이 건의해서 만들었다"면서 "유저들이 로고를 비롯해 매뉴얼까지 모두 만들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놓는다"고 말했다.
미니블로그를 일시적인 유행이라고 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미니블로그는 분명 새로운 서비스다. 그리고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미니블로그에 열띤 호응을 보내는 사람들은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서 새로운 실험들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점에 열광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한국 인터넷 세상이 더 많은 가능성을 얻기를 고대하는 것 같다.
/이설영기자 ron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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