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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대-김영광-정성룡, 그들만의 조용한 전쟁


31일 요르단과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을 앞두고 소집 이틀째를 맞이했던 지난 29일 저녁, 축구대표팀은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가볍게 회복훈련과 미니게임 및 공격, 수비 전술 훈련을 소화하며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데 주력했다.

취재진의 시선은 온통 박지성, 안정환, 설기현, 박주영 등이 몰려있는 공격과 플랫 스리, 포를 병행하는 수비 훈련에 집중됐다.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이 기본적으로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방어적인 자세로 나오는 만큼 골을 넣고 실점하지 않기 위한 전술 연마는 분명 중요했다.

이들 뒤에서 묵묵히 선수들의 강한 슈팅을 받아내는 이들이 있었다. 조용히 주전 경쟁을 하고 있는 세 명의 골키퍼 김용대(29, 광주 상무), 김영광(25, 전남 드래곤즈), 정성룡(23, 성남 일화)이 그 주인공이다.

평소 조용한 성격의 김용대는 훈련 내내 소리를 지르며 집중력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순발력으로 무장한 김영광은 화려한 몸놀림으로 훈련에 나섰고 지난 2월 6일 투르크메니스탄전과, 3월 26일 북한전에서 김용대를 뒤로 하고 선발 출전했던 정성룡은 별 말 없이 묵묵히 연습에만 집중했다.

이들은 대표팀 김현태 골키퍼 코치의 강한 슈팅을 받아내며 방어 훈련을 반복했다. 수 없이 잔디와 인사하는 그들의 유니폼은 성한 부분이 없었다.

특히 지난해 3월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 이후 국가대표와 인연을 끊었던 김영광은 이번 4연전 출전이 누구보다 절실하다. 김영광은 골대 사각으로 들어오는 볼의 궤적을 쫓아 몸을 날렸고 이따금 골포스트와 몸이 하나가 되도 아프다는 내색 없이 훌훌 털고 일어났다. 때론 경쟁자 김용대의 플레이를 유심히 관찰하기도 했다.

훈련 도중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내던 정성룡이 공을 잡다가 오른쪽 새끼 손가락을 삔 것. 놀란 최주영 의무팀장이 정성룡의 상태를 살핀 뒤 뿌리는 파스로 응급처치 후 테이핑을 했다.

정성룡은 골대 뒤로 빠져 김용대-김영광의 연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옆에 있던 최주영 팀장이 계속 이야기를 하며 위로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에서 가장 중요한 손가락을 다친 것은 경기에 나서기 힘들다는 소리나 다름없었다.

고개 숙인 정성룡을 뒤로 하고 두 골키퍼는 공격 전술 훈련에 투입됐다. 먼저 나선 김용대는 화려한 선방으로 요르단전 선발에 대한 예감을 높였다. 22일 국민은행과 연습경기 3세트에서 무리한 위치 선정으로 2실점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김영광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반대편 골대로 옮긴 두 선수는 김현태 코치와 코너킥, 측면 프리킥 등 세트피스 방어 훈련을 마지막으로 했다. 두 골키퍼는 이따금 대화를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아시안컵 음주파문으로 징계를 받은 이운재와 올 1월 칠레와의 친선경기에서 허리부상으로 대표팀과 멀어진 김병지 이후 대표팀 수문장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아직 누구도 수문장 자리의 확실한 주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4연전은 그 어느 때보다 주전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다가오게 됐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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