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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조급증 버리고 멀리보니 터지더라


[이성필기자] 서정원 감독 체제의 수원 삼성이 조용히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우승팀 FC서울이 1승도 올리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수원은 6일 대구FC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3 5라운드에서 정대세, 서정진, 스테보의 릴레이 골로 3-1로 이겼다. 4승1패가 된 수원은 승점 12점으로 단독 1위가 됐다.

무엇보다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과라는 점이 눈에 띈다. 선수단 축소로 가용 인원 부족에 체력 저하 등 여러가지 악조건이 있는 가운데서도 문제없이 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올 시즌 수원은 리빌딩의 과정에 있다. 서정원 감독도 우승에 대해서는 일절 이야기하지 않는 등 성적보다는 젊은 선수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면서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승리를 쌓아가고 있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구단도 우승에 대한 조급증을 버리고 현실적으로 접근하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대구전은 여러가지 고민거리를 해결하는 경기였다. 특히 중앙 공격수들의 침묵을 깼다는 점이다. '인민 루니' 정대세가 K리그 클래식 입성 후 첫 골을 터뜨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간 정대세는 부담감을 안고 싸웠다.그 스스로 15골을 넣겠다고 공언한 상태에서의 침묵어서 마음 고생도 상당했다. 대구전 전까지 5경기에서 조용했다. 특히 지난 3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챔피언스리그 3차전에서 두 차례나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에 나선 경기라 압박감을 견뎌내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정대세 스스로 "(골 넣는) 그 순간을 마음속으로 기다렸다. 부담감이 완벽하게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많이 좋아졌다"라며 페널티킥 실수와 골 침묵에 대한 응어리를 씻어낸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대세가 터지니 스테보도 골맛을 보는 연쇄 효과로 이어졌다. 정대세의 패스여서 효과는 몇 배 이상이었다. 수원 합류 후 정대세, 라돈치치와 깊은 친분을 쌓은 정대세다. 공격진의 유기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는 장면이었다. 동시에 측면과 수비라인에서 터뜨렸던 골을 해결사인 중앙 공격수들이 해주면서 수원의 화력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무엇보다 더블 스쿼드 체제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특히 젊은피의 활약이 돋보였다. 서 감독은 가시와전 2-6 패배 속에서도 권창훈 등 젊은이들의 기량을 확인했다. 이는 대구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왼쪽 측면에 신인 김대경을 내세웠다. 이들은 서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새얼굴들이다. 또, 조지훈, 민상기 등 2~3년차 젊은 선수들의활약도 좋았다.

젊은이들이 경험 많은 주전급 못지 않은 활약을 한 것은 장기 레이스를 이어가는 수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장면이다. 정규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등 3개 대회를 병행하는 상황에서는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 체력 안배로 여러 대회에 분산해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얻었다. 매 경기 성적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등 조급함을 버리고 멀리 내다보는 여유까지 생겼다.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희망도 살렸다. 가시와전 대패는 선수들의 정신 무장을 새로이 하는 계기가 됐다. 수원 관계자는 "선수들이 괜찮다고는 했지만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다. 일부 선수와는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며 겉으로는 평온했지만 속은 말이 아니었음을 전했다.

마침 수원은 9일 가시와 원정을 치른다. 경기의 성격과 상관없이 철저하게 복수전이다. 수원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곽희주는 "내가 출전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패해서 돌아온다는 생각은 하지 않겠다"라며 치욕적인 패배를 만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 감독은 "대구전까지 이기지 못했다면 분위기가 더 떨어졌을 것이다. 이기자고 미팅도 하고 그랬는데 (단결된 분위기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라며 선수들의 정신력에 박수를 보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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