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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김병지'를 보는 듯한 '2010년 정성룡'


1998년 6월20일. 마르세유 벨로드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1998 프랑스 월드컵 E조 조별예선 2차전 한국과 네덜란드의 경기.

한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유럽의 강호 '오렌지 군단'에 대패를 당했다. 전반 37분 코쿠, 전반 40분 오베르마스, 후반 26분 베르캄프, 후반 33분 반 호이동크, 후반 37분 보어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0-5 참패를 당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의 수문장은 김병지였다. 한 경기에 5실점. 골키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고 치욕스런 수치다. 대부분 5실점을 하면 골키퍼의 자질 논란이 벌어지기 마련이고, 5실점 골키퍼는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김병지는 이 경기 후 '영웅'이 됐다. 네덜란드전에서 가장 빛난 별이 바로 김병지였다.

김병지는 5실점을 했지만 눈부신 선방을 펼쳤다. 김병지가 막아내지 못한 공은 그 누구도 막아내지 못할 공이었다. 골키퍼가 막아낼 수 있는 범위의 슛은 김병지가 모두 막아낸 것이다. 김병지의 선방이 없었다면 한국은 0-8, 0-9, 0-10으로 질 수도 있었던 경기 내용이었다. 김병지의 최고의 감각이 한국을 그나마 5실점으로 묶어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김병지는 네덜란드전 최고의 스타가 됐고, 한국 최고 골키퍼로서의 위용을 떨친 것으로 인정받았다.

2010년 6월17일.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예선 2차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한국은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남미의 '자존심' 아르헨티나에 대패를 당했다. 전반 17분에 박주영의 자책골, 전반 32분, 후반 31분, 후반 35분 이과인에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4 참패를 당했다.

한국 대표팀 수문장은 정성룡. 아르헨티나의 화력 앞에서 4점이나 허용했다. 지난 그리스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한 정성룡. '천하의 이운재'를 넘어서며 한국 대표팀 골키퍼 세대교체의 중심에 섰던 정성룡. 그가 4실점이나 하고 말았다.

하지만 정성룡은 영웅이었다. 1998년 김병지가 그랬던 것처럼 정성룡은 이 경기에서 단연 빛났다.

정성룡의 4실점은 수비진이 완벽히 붕괴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허용한 것이었다. 전반 39분 디마리아의 왼발 슈팅, 후반 6분 이과인의 오른발 슈팅, 후반 8분 테베스의 오른발 슈팅 등 강력하고 결정적인 슛을 정성룡은 잇따라 슈퍼세이브로 막아냈다. 정성룡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한국은 더욱 큰 점수차로 패하는 치욕을 당했을 것이다.

이번 4실점으로 정성룡은 다시 한 번 허정무호 '대표' 골키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앞으로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가 누군지 온몸으로 보여줬다.

1998년 김병지가 그랬던 것처럼, 정성룡 역시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최고의 골키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조이뉴스24 요하네스버그(남아공)=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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