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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창단 백지화, 풀리지 않는 궁금증 몇가지


결국 'KT 야구단 백지화'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났다.

KT는 11일 오전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프로야구단 창단 추진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성장정체 극복을 위해 경영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창단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KT 이사회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오후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미 이틀 전부터 실무진들은 부정적인 결과를 예감했다"며 "KT 이사회 통과만을 기다리며 여러 안을 준비해 뒀는데 아쉽다"고 말해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로써 개막을 불과 3개월 앞둔 올시즌 프로야구는 7개 구단으로 120경기를 치렀던 지난 1990년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끝난 일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찜찜하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하 총장은 KT의 창단 철회 소식에 이은 여론의 질타에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KT와 충분한 합의없이 일을 진행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 달 7일 이미 새로운 구단 창단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양측 이해관계와 기본적인 합의 사항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MOU는 계약이나 전략적 제휴를 위해 정식 계약에 앞서 양사간의 이해나 기본적인 합의 사항을 확인하는 문서이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들은 정식계약에서 맺는 만큼 조건들이 맞지 않을 경우 얼마든지 무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양해각서와 관련된 내용은 당초 KBO, KT 어느 측도 공개하지 않았다. 또 양해각서는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지는 못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문서에 새겼다는 의미가 있다.

◆창단 추진 발표 역시 KT에서 정했다

하 총장은 창단 추진 발표 역시 KT 측에서 원하는 날짜에 진행됐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 달 27일 KT와 함께 신생팀 창단 추진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KT 홍보팀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KT측에서는 "KBO는 왜 상의없이 발표하냐"는 불만스런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실제로 KT는 KBO가 발표한 뒤 부랴부랴 보도자료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원하는 날짜에 진행됐다면 이런 불만이 나올리 만무하다. 뭔가 KT 내에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KT에 돈을 더 요구한 적 없다

KBO는 KT가 야구단 창단 가입금으로 60억 원을 내고 서울로 입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두산과 LG가 곧바로 반발했다.

그러자 KT측은 '반대 구단이 나올 경우 야구단 창단을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에 KBO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었다. KBO는 "KT 야구단 창단을 전폭 환영한다"면서도 "보다 성의 있는 조치가 있기를 촉구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후부터다. KBO가 60억 원 외에 가입금 증액 요청을 KT측에 했으며 131억 원의 현대 부채 탕감까지 요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급기야 '185억 원'이라는 구체적인 금액까지 언론에 보도됐다.

이에 KT측에서는 "KBO가 이미 합의된 내용까지 번복하려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하 총장은 이날 "KT에 돈을 더 요구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KT는 10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의 직원들이 유니폼 제작에 필요한 디자인을 구체적으로 연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은 KBO의 무능함과 성급함을 질타하고 있다. 그러나 KT 내부에서도 어떤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KT 한 관계자는 "말못할 사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속 시원히 말할 경우 자칫 (KBO와)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문제"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KT 야구단 창단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 팀을 지휘한 박동섭 부장은 "이번 일은 이미 지우개로 지웠다"며 "모든 일은 이제 홍보팀이 알아서 대답할 것"이라고 답을 회피했다.

조이뉴스24 강필주기자 letmeout@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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