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도어락', 호러보다 무섭다…현실 공감이 키운 공포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혼자 있는 당신, 언제든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근래 선보인 어떤 공포영화보다 더 심장을 옭죄며 심박수를 올리게 하는 스릴러가 나왔다. 공효진 주연의 영화 '도어락'은 뉴스 사회면에 오늘이나 내일, 아니면 그 어떤날 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여성 타깃 범죄를 소재로 한 스릴러물이다. 지난 26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한 '도어락'은 연일 이어지는 여성 대상 강력 범죄 사건을 리얼타임으로 엿보는 듯한 체험을 제공한다.

스페인 영화 'sleep tight'를 리메이크한 '도어락'은 '숨바꼭질', '아파트' 등의 현실 밀착형 스릴러와 그 궤를 함께 한다. 원작이 범인의 시선으로 사건을 따라간다면 '도어락'은 피해자인 여성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소심하고 연약한 30대 계약직 은행원 '경민'(공효진 분)의 모습은 보통의 여성들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지금 현재도 겪어봤음직한 감정과 사건들이어서 더욱 공감을 자아낸다.

'숨바꼭질'이 우리집에 누군가 산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공포를 불러 일으켰고, 집값에 목숨거는 집단 이기주의의 극단적인 면을 보여준 '아파트' 역시 공감대를 통해 스릴감을 확장시킨 바 있다. '도어락' 역시 여성이라면, 더 나아가 1인 가구의 주인공이라면 느꼈을 공포로 공감을 일으키고, 그 공감을 기반으로 공포를 더욱 심화시킨다.

차가운 도시 주택의 단단한 철문을 빈약하게 지키고 선 도어락. 한국만큼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를 찾기 힘들다는 도어락은 우리 일상의 친숙한 산물이다. 경직된 기계음을 누르며 누군가 엿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비밀번호가 너무 단순하지는 않을지 하는 의심, 나의 지문이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단서는 아닐지 하는 노파심, 우리집의 안전을 도맡고 있는 이 기계에 대한 의구심 등 온갖 번잡스러운 감정이 도어락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손길에 묻어있다.

그 어느 장소보다 편안하고 안락해야 할 내 집이 가장 공포스럽고 위험한 곳이 되어버린 '도어락' 속 주인공의 모습은 차라리 판타지나 과도한 불안이 만들어낸 상상이라고 치부하고 싶을 정도로 극강의 불안함을 던져준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는 범죄들에 무방비적으로 노출된 현대인들은 '경민'의 일상에 어느덧 자신을 깊숙히 이입시키게 된다.

이는 주인공 '경민'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공효진의 연기와 잘 짜여진 편집에서 큰 힘을 얻는다.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과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어딘가 있을법한 인물로 그려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온 공효진은 이번에도 현실적인 디테일로 작품을 빛낸다.

혼자 사는 여성이 안전을 위해 해놓은 여러 장치들과 의심을 보여주는 영화 초반은 강박적으로까지 느껴지나 스토리가 진행되며 그의 알 수 없는 불안함과 섬약한 심리의 원인이 서서히 정체를 드러낸다. 보증금을 채 모으지 못해 '터가 좋지 않은' 느낌을 주는 오피스텔을 떠나지 못하고 재계약에 매달리는가 하면, 남자의 구두와 속옷을 걸어놓는 것으로 최소한의 안전 장치를 해놓는 30대 독신 여성의 모습은 공효진을 통해 스크린에 생생하게 그려지며 힘을 얻는다.

연출을 맡은 이권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착하게 살면 호구가 된다는 대사처럼 평범하고 착하게 살면 우리나라에서는 가만히 안 두는 것 같다"라고 영화의 출발 시점을 설명했다. 착하고 순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했던 여성이 스토킹, 주거 침입, 성희롱, 폭력과 살인 등 점차 수위를 높여가며 범죄의 표적이 되는 과정을 통해 사람과 사람 간의 거리, 이웃에 대한 관심 등 현대 사회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쫄깃한 스릴과 서스펜스, 15세 관람가 등급 최고치의 수위를 보여주는 '도어락'은 오는 12월 5일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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