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WC 역사상 가장 '고독한 천재'였다

[최용재기자] 월드컵 역사를 되돌아보면 천재들이 군림하는 팀들이 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만큼 세기의 슈퍼스타들의 영향력은 크고 넓었다.

3회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를 비롯,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브라질의 호마리우와 호나우두 등 세기의 천재들은 월드컵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4년 세계 축구는 또 한 명의 세기의 천재에 주목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였다. 메시는 현 시대 최고의 선수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메시의 등장과 함께 세계 축구에 메시의 시대가 열렸다.

그래서 축구팬들은 다시 한 번 월드컵에서 세기의 천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장면을 상상했다. 펠레와 마라도나, 그리고 호나우두가 해냈던 것처럼, 그런 가슴 벅찬 장면을 떠올렸다. 세계 축구팬들은 항상 세기의 스타를 간절히 기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시는 세기적 스타 반열에 올랐던 선배들과는 달랐다. 메시는 최선을 다해 조국 아르헨티나를 꾸역꾸역 결승까지 올려놨지만, 결승에서 독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전까지 갔으나 0-1로 패배했다. 기대했던 월드컵 세기의 스타는 탄생하지 못했다. 메시는 준우승팀의 일원으로 월드컵을 끝내야 했다.

메시는 왜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을까. '고독'했기 때문이다. 메시는 쓸쓸했고 외로웠다. 아르헨티나 공격진에는 사실상 메시밖에 없었다. 그 누구도 메시를 도와주지 못했다. 메시만 고군분투했을 뿐, 나머지 공격진들은 '방관자'였다. 메시가 골을 넣지 못하자 아르헨티나는 침묵했다.

그나마 디 마리아가 메시의 힘을 조금 덜어줬지만 그는 부상으로 결승전에 나오지 못했다. 디 마리아가 빠지자 메시는 더욱 외로워졌다. 킬패스를 찔러 넣어도, 밥상을 차려줘도, 아르헨티나 공격진은 걷어차기 바빴다. 이과인, 아구에로, 팔라시오, 라베치 등 아르헨티나 공격진은 한 마디로 최악이었다. 메시를 고독하게 만든 장본인들이었다.

이것이 선배 세기의 스타들과의 차이점이었다. 펠레에게는 가린샤가 있었고 마라도나에게는 발다노가 있었다. 호마리우에게는 베베토가, 호나우두에게는 히바우두라는 최고의 조력자가 있었다. 그렇기에 세기의 천재들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조력자가 없었다면 세기의 천재들도 탄생할 수 없었다.

메시에게는 그런 확실한 조력자가 없었다.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아르헨티나와 메시는 우승컵을 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단 한 명도 없었다. 오로지 메시 혼자였다. 고독한 메시가 애처롭고 안쓰럽기까지 했다. 원맨팀으로는 천하의 메시라도 우승할 수 없다. 메시 혼자로는 벅찼다. 고독한 메시는 쓸쓸하게 월드컵을 마무리 지었다. 메시는 앞선 선배들보다 더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끝내 월드컵을 품지 못했다.

메시는 팀의 준우승에도 대회 최고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하지만 메시는 웃지 않았다. 너무나 무겁고 단단하게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 표정이 메시의 고독을 말해주고 있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고독한 천재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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