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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 "김정현 하차에 책임감 컸다, 단단해진 시간"(인터뷰)


"감당하기 쉽지 않았던 작품…멜로 실종은 아쉬워"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단단해지는 법을 배웠어요."

우여곡절 많은 '시간'이었다.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드라마'시간'은 제작발표회 태도 논란으로 시작해 남자주인공 김정현의 중도 하차까지, 바람 잘날 없었다. 그러나 흔들릴 수 없었다. 서현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또 설지현에 대한 애정으로 드라마를 완성했다. 또 하나의 높은 산을 넘었다.

배우 서현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시간'에서 설지현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 강렬한 존재감을 새겼다. 드라마 종영 후 마주 앉은 서현은 극중 인물의 독기도, 우울감도 덜어낸 표정이었다.

서현은 "일주일 동안 몸살 걸려서 앓아누웠다. 작품을 하거나 한창 활동을 할 때는 안 아픈데, 작품이 끝나면 긴장이 풀려 꼭 아프더라"고 말했다. 혹독했다는 몸살에, 작품에 임했던 그 마음을 어림짐작 할 수 있다. 서현은 "설지현을 떠나보내기 힘들었다. 여운이 길게 갔다. 감정 소모가 큰 작품이라, 더 어려웠던 것 같다"라며 "제 인생에서도 그렇고, 공부가 많이 됐다.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현이 연기했던 설지현은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셰프 지망생이었지만, 동생과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슬픈 운명을 갖게 되는 인물이다. 억울한 가족의 죽음, 배신, 살해협박 등 모진 고생을 겪어내고, 사랑하는 남자를 떠나보내고, 그럼에도 결연히 일어서서 은폐를 일삼는 기득권층에 일갈을 터트린다. 극한 상황에 놓인 설지현을 연기하며 폭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력을 펼쳤다.

"작품 특성상 감정 소모가 많았어요. 설지현이라는 인물이 단순한 슬픔이 아닌, 가족의 죽음이라는 감정의 깊이를 이해하는게 제게 큰 숙제였어요. 이번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 해야 깊이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부모님과 살고 있는데, 24시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따로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어요. 예전에는 여러가지 활동을 병행하면서 연기 하나에만 집중하기 어려웠다면, 이번에는 100% 몰입을 위해 아무 활동도 안하고 설지현에 100% 집중하려고 노력했죠. 현장에서도 감정신이 많아서, 그 감정의 끈을 잡고 가려고 했어요. 설지현을 연기하다보니 '내 인생은 도대체 왜 이럴까. 불쌍하다' 몰입이 되더라고요."

카메라 밖에서도 설지현의 감정의 이어졌다. 그는 "사람도 잘 안 만나게 되고, 만나도 밝게 못 웃었다. 친구들도 항상 제 밝은 모습을 보다가, 이런 모습을 보고는 걱정을 했다. 평소에도 우울한 감정이 있더라"고 말했다.

캐릭터에 깊게 몰입하는 새로운 경험을 한 동시에, 설지현 역을 통해 성숙해졌다고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감당하기가 쉬운게 하나도 없었어요. 가족을 떠나보내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또 사랑하는 사람이 시한부이고 내 동생을 죽였을 수도 있다는 그런 상황들이 한 인물이 겪기엔 모두 버거웠어요.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던 것 같아요. 결국엔 끝까지 다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두려울게 없어졌죠. 이것도 해냈는데. 더 단단해진 느낌이에요."

비단 캐릭터 뿐만 아니었다. 남자주인공 김정현이 건강상 이유로 중도하면서 드라마 안팎의 잡음들이 있었다. 서현은 주연으로서 그 무게감을 견뎌야 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드라마'라는 표현을 쓰자 "어떤 일을 해도 어려운 일이 많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이일을 통해서 단단해지는 법,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포용력을 배웠다"고 말했다.

극의 중심축을 함께 이루고 있던 김정현 하차 후 정신적으로 흔들리지는 않았을까.

"멘탈이 흔들렸던 것보다 책임감이 더 생겼어요. 주인공이 두 명이었다가 한 명이 되니깐,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깨가 더 무거워진 것은 맞아요. 스태프, 배우들 모두 열심히 했고 응원을 해줬어요. 저마저 흔들리거나 무너지면 작품 자체가 흔들릴 거라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저에겐 위기였어요. 내가 혼자 잘 끌고 가야 하는데 흔들리면 나 때문에 망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지나고 나서 보니 (사람들 말처럼) 제게 기회였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당시는 '어떡하지' 너무 힘들었어요."

'시간'은 시한부 삶의 남자와 그가 사랑했던 여자, 미스터리 멜로 장르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멜로는 사라지고 살인사건 미스터리, 기득권 응징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청자들이 아쉬워한 대목이다.

서현에게 김정현과의 호흡에 대해 묻자 "연기를 잘했다. 천수호를 너무 잘 표현을 했던 것 같다. 대본을 보고 이런 느낌이면 좋겠다는게 있었는데 정말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멜로 부분은 저도 아쉬웠다. 원래 장르가 멜로 스릴러였는데, 멜로를 어쩔 수 없게 되면서 많이 바뀌었다. 여성 시청자들이 많다보니, 더 멜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왜 하필 마음 고생 심한 캐릭터를 하게 됐을까"라는 다소 짓궂은 질문에 서현은 "감독님께서 멘탈을 이야기 했다. 설지현을 연기하기에 정신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멘탈을 가진 아이를 찾았다고. 저와 같이 해줘서 너무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작품의 메시지가 많이 와닿았어요. 모두에게 일어나는 시간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그런 것들이 많이 와닿았어요. 처음부터 쉽지 않겠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결과적으로 배운 것이 더 많아요. 돈 주고도 못할 경험을 했죠."

서현은 내내 이번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연기에 대한 욕심도 더 생겼다.

서현은 "소녀시대를 11년 했지만, 배우 서현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 이제 첫 걸음마를 뗀 상태"라고 말했다. 다음 작품에 대해 묻자 "당분간 좀 쉬고 싶다. 이번 역할이 너무 다크한 캐릭터라, 다음 작품은 좀 밝은 인물을 만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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