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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리우]'까불이' 구본찬, 승부처에선 강심장이었다


남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 야누스같은 모습으로 2관왕 올라

[이성필기자] 승부처에서 구본찬(23, 현대제철)은 강심장이었다.

구본찬의 유년 시절 별명은 '까불이'였다. 양궁과 인연을 맺는 과정도 특별했다. 축구나 야구, 농구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종목보다 활을 들고 차분하게 하는 양궁이 멋져 보여 활을 잡았다. 평소 얼마나 활달했으면 부모님이 "너처럼 까불이는 절대 차분한 양궁은 못한다"라고 할 정도였다.

운동을 쉴 때는 까불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활을 잡는 순간에는 집중력 자체가 달라진다. 국가대표 선수로의 성장 과정에서도 이런 양 극단의 모습은 그대로 유지했다.

극한으로 몰리는 승부의 순간에도 절대 위축되지 않고 대담하게 상대와 마주해 시위를 당긴다. 대한양궁협회 장영술 전무는 "구본찬의 멘탈은 뛰어나다. 겉으로 보면 가벼워 보이지만 속은 절대 그렇지 않다. 밝고 활기찬 선수라 특별한 징크스도 없다. 긍정이 몸에 밴 선수"라고 전했다.

양궁 선수가 갖춰야 할 조건을 모두 갖춘 구본찬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장 샤를 발라동(프랑스)을 세트 점수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쉬운 승부는 아니었다. 세계랭킹 1위 김우진(24, 청주시청)이 32강전 조기 탈락으로 이탈했고 이승윤(21, 코오롱엑스텐보이즈)도 8강전에서 패하며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한국대표팀 중 홀로 남은 구본찬은 외롭게 싸웠지만 강했다. 앞서 구본찬은 김우진, 이승윤과 단체전 금메달을 이끈 뒤 "이제부터는 서로 적이다"라며 개인전 승부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농담과 진담이 섞인 말이었지만 승리욕은 대단했다.

한국 양궁을 타도하겠다며 벼르고 나온 다른 국가 선수들은 구본찬만 꺾으면 금메달에 쉽게 다가설 수 있었다. 올림픽 직전인 6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양궁 월드컵에서 이승윤 금메달, 구본찬 은메달, 김우진 동메달 순으로 시상대를 독점한 적도 있어 한국 양궁은 그야말로 공공의 적이었다.

그러나 구본찬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위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특히 8강전 테일러 워스(호주), 4강전 브래디 엘리슨(미국)과의 슛오프 접전에서 자신만의 루틴을 앞세워 물리쳤다.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10점과 9점을 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3세트 발라동의 화살 한 발 점수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긴 줄 알고 포효했다. 무승부란 결과가 나오면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잃어 4~5세트를 치르기가 쉽지 않았지만 차분하게 대응하며 금메달을 가져왔다. 야누스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대망의 2관왕을 차지한 구본찬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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