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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신데렐라 최규백이 그리는 '큰 꿈'


18명 중 신태용 감독과 가장 적게 호흡, 리우에서 경쟁력 증명한다

[이성필기자] "올림픽 대표팀에서 더 여유 있던데."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최종 승선한 최규백(22)만 보면 흐뭇하다. 신인들의 무덤으로 유명한 전북에서 당당하게 23세 이하(U-23) 의무 출전 규정을 충족시켜줄 정도로 실력을 발휘하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최규백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실시된 전북 동계훈련에서 측면 수비수로 활용됐다. 원포지션이 중앙수비수지만 오른쪽 풀백으로 최 감독의 시험을 받았다. 10년 동안 전북의 오른쪽 터줏대감인 최철순의 대체자 확보 차원이자 유망주를 성장시키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중앙 수비와 측면까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 김기희(상하이 선화)가 있어 최규백은 세 번째 자원이었다.

그런데 김기희가 상하이 선화로 거액을 받고 이적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전북은 수비의 틀 전체를 다시 짜야 하는 등 위기에 몰렸다. 중앙 수비는 흔들렸고 김형일-임종은(김영찬) 조합은 문제를 드러냈다. 김형일은 컨디션에 따라 플레이가 너무 달랐고 임종은의 경우 전북이라는 무게감을 견디지 못한 듯 실수를 연발했다. 김영찬은 동계훈련에서 컨디션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해 힘든 초반을 보냈다.

고민하던 최강희 감독은 부담이 조금은 덜했던 빈즈엉(베트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에 최규백을 중앙 수비수로 내세웠다.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중학교 때부터 중앙 수비수를 했기 때문에 움직임은 자연스러웠다. 데뷔전이라는 긴장감도 없었다.

이후 최 감독은 최규백을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도 중용했다. 나오는 경기마다 교체없이 풀타임이었다. '닥공' 전북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빌드업 능력도 뛰어났다. 당연히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중앙 수비수 한 자리도 최규백의 것이었다. 운 좋게도 최규백이 몸을 잘 만든 시점이었다.

좋은 흐름과 경기력은 올림픽 대표팀 호출로 이어졌다. 신태용 감독은 최규백을 주시하고 있었지만 한동안 선발하지는 않았다. 송주훈(미토 홀리호크)-연제민(수원 삼성) 중앙 수비 체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제민이 지난 1월 AFC U-23 챔피언십 겸 리우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실수를 연발한 뒤 고민에 빠졌고 결국 최종 평가 성격이었던 지난 6월 4개국 친선대회에 최규백을 호출했다.

최규백은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후반 41분 결승골까지 넣었다. 덴마크와의 3차전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했고 결국 올림픽 대표팀 최종 명단에 입성했다. 신 감독과의 인연은 몇 경기 안되지만, 실력과 운이 들어맞으며 리우행 신태용호 승선에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에서 뛰는 두 경기를 봤는데 여유가 있더라. 팀 내에서는 훈련 때 김신욱, 이동국, 이종호 등을 상대한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유수의 공격수들을 만났다. 이런 경험들을 하고 올림픽 대표팀에 가니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은가"라며 최규백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음을 강조했다.

물론 송주훈, 정승현도 최규백 못지않다. 최 감독은 "송주훈은 예전에 스카우트하려고 했었다. 스피드가 있고 왼발 능력이 좋다. 그런데 일본으로 가버렸다. 정승현은 최근 경기에 많이 나오면서 기량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그래도 최 감독의 팔은 팀 제자 최규백 쪽으로 굽어지는 것이 사실. 최 감독은 "(최)규백이는 빌드업 능력이 뛰어나다. 몸싸움 능력도 있다. 상대 공격수에 업히는 동작만 줄이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추켜세웠다.

5일 열린 올림픽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최규백은 "어떤 팀에 가더라도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신태용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하려고 했는데 그것을 잘 봐주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최규백이 주전으로 뛰기 위한 변수는 여전히 있다. 와일드카드 장현수(광저우 푸리)와의 경쟁이다. 그는 "와일드카드가 뛰면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리라 본다. 전북이나 대표팀 모두 공격 축구라 수비수들끼리 소통을 많이 하면 될 것 같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목표는 크다. "멀리 가니 메달을 따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올림픽에 대한 부담도 적다. 자신이 있다"라고 강심장을 드러내면서 메달 도전을 선언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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