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통해 성장 넥센 임병욱 "반복하면 안되겠죠"

[류한준기자] "베이스를 정말 밟았다고 생각했죠,"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임병욱은 지난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서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상황을 경험했다.

넥센이 1-2로 끌려가고 있던 8회초, 선두타자 김민성이 안타를 치고 출루하자 발빠른 임병욱이 대주자로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꺼낸 승부수다.

후속타자 이택근은 우익수쪽 깊은 타구를 보냈다. LG 우익수 채은성은 공을 잡지 못했다. 그런데 열심히 달리던 1루 주자 임병욱이 '실수'를 했다. 2루를 지나 3루까지 가긴 했는데 그 과정에서 2루 베이스를 밟지 않고 지나치는 '누의 공과'를 범했다. 임병욱은 아웃됐다.

넥센 입장에서는 두고 두고 아쉬운 장면이 됐다. 무사 2, 3루가 될 상황이 임병욱의 주루 실수로 1사 2루가 됐다. 기회를 허무하게 날린 넥센은 결국 한 점 차를 좁히지 못하고 LG에게 졌다,

넥센은 28일부터 안방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화 이글스와 주중 3연전을 치르고 있다. 28일 경기에 앞서 '실수의 주인공' 임병욱을 만났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다시 묻자 "변명의 여지 없는 실수"라고 했다.

그는 "베이스를 터치한 걸로 알았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얼굴을 붉혔다. 그래도 웃음은 잃지 않았다. 임병욱은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며 "지난 일은 잊고 새롭게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발이 빠른 선수들이 그런 실수를 종종 하기도 한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도 실수에 대한 지적보다는 격려를 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주루 플레이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는 스킵 동작에 있다"며 "(임)병욱이가 너무 급하게 플레이를 하려고 해 그런 실수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경기 결과에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염 감독은 "타구에 대한 판단도 그렇고 당시 상황은 병욱이가 잘못한 게 맞다"며 "경험이 아직 없고 너무 잘 하려다 보니 그런 일이 발생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연습을 안 한 부분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임병욱은 이번 '누의 공과' 이후 느낀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임병욱은 28일 한화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들지 않고 교체 출전했다. 7회 김민성과 교체돼 출전했다. 한 타석에 나왔으나 유격수 뜬공에 그쳤다.

넥센은 한화에게 3-13으로 졌다. 26일 LG전에 이어 2연패다. 선발투수 신재영이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기도 했지만 9안타 6사사구를 얻은 타선이 집중력이 떨어져 3점을 뽑는데 그친 점도 패배 원인 중 하나다. 넥센은 29일 같은 장소에서 한화와 다시 만난다. 임병욱도 팀 연패를 끊기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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