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1초에 운' 신아람, 마지막은 해피엔딩


[이성필기자] 피스트에서 하염없이 울던 그가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신아람(26, 계룡시청)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2012 런던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4강 연장에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게 어이없는 판정으로 패했다. 종료 1초전 세 번의 공격이 오가는 동안 시간은 가지 않았고 네 번째 공격에서 패했다.

한 시간 동안 피스트에 앉아 판정 번복을 기다렸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심재성 코치가 말도 안된다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스트 위에서의 침묵 시위도 소용이 없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세계랭킹 1위 쑨위제(중국)에게 패하며 그는 빈손으로 피스트를 내려왔다. 대한체육회는 공동 은메달 추진이라는 이해 못할 행정으로 면피를 하려 해 빈축을 샀다. '국내용 언론플레이'라는 비난이 빗발친 가운데 국제펜싱연맹(FIE)로부터도 공식 사과를 얻어내지 못해 신아람의 상처는 더 깊었다.

펜싱 종주국인 유럽의 텃세를 이기지 못한 그는 "왜 이런 판정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만가지 감정이 교차한다"라며 땅에 떨어진 스포츠 정신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4년을 기다린 신아람이었기에 분함은 더했다. 지난 2006년 첫 국가대표에 발탁된 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 동메달로 이름을 알렸고 2012년 아시아선수권 개인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올림픽 4강 자체를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기에 더 놀라웠다. 오히려 관중들이 신아람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FIE를 비판했다.

이후 한국 펜싱은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신아람의 오심에 정신력이 무장됐고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메달을 딴 뒤 모두가 신아람을 빠지지 않고 언급할 정도로 대표팀은 하나로 똘똘 뭉쳐 있었다.

가만히 있을 신아람이 아니었다. 4일 열린 여자단체 에페 8강에서 정효정(28, 부산시청) 최인정(22, 계룡시청) 최은숙(26, 광주서구청)과 함께 나서 루마니아를 가볍게 요리하더니 4강에서는 세계랭킹 5위 미국을 상대로 45-36 승리를 거두며 결승으로 인도했다.

신아람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나오는 상대마다 신들린 공격으로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현란한 스텝과 치고 빠지기는 동물적인 감각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했다.

세계랭킹 3위 중국과의 결승전에서는 온 힘을 다했다. 마치 여한 없이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듯 과감하게 칼을 휘둘렀다. 그리고 결과는 모두가 활짝 웃는 해피엔딩이었다. 다시는 울지 않을 '검객' 신아람의 날이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런던(영국)=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1초에 운' 신아람, 마지막은 해피엔딩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