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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호 "1세대 아이돌 출신, 트로트로 새 출발"(인터뷰)


[이미영기자] '1세대 아이돌 출신 트로트 가수'라는 독특한 이력의 장민호가 가요계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장민호는 1997년 데뷔한 남성 아이돌 유비스 메인보컬 출신. 훈훈한 외모와 파워풀한 댄스곡으로 여학생들의 마음을 잡던 남성그룹의 멤버가 15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무대에서 흥겨운 트로트를 부르고 있다.

아이돌 댄스곡과 트로트, 얼핏 부조화가 느껴지는 두 장르다. 장민호는 그 편견의 벽을 넘어 트로트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사랑해 누나'는 대중들에게 그의 존재를 알리는 첫 스타트다.

◆"1세대 아이돌로 화려한 데뷔…산전수전 다 겪었죠"

장민호의 첫 연예계 데뷔는 순조로웠다. 중학교 때 막연히 연예인의 꿈을 꿨던 부모님을 졸라 연기 학원을 다녔다. 이국적인 외모의 그는 당시 롯데 브레인 껌, 나우누리, 타워레코드, 농심 쌀로별 등의 CF모델로 활발히 활동했다.

그리고 스무살이 되던 해 지인의 추천으로, 4인조 유비스라는 팀에 합류하게 됐다. 당시 가요계는 H.O.T.와 젝스키스 등 1세대 남성 아이돌 그룹의 전성시대. 비슷한 색깔을 지닌 아이돌 그룹이 쏟아졌고 유비스는 '별의 전설' 등 히트곡으로 인기를 모았다.

장민호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2집 발표 후 소속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팀이 해체됐다. 장민호는 해체에 대한 좌절보다 해방이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고.

"팀 해체했을 때 오히려 좋았어요. 아이돌로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막상 활동을 해보니 힘든 일이 많았어요. 내부에 염증이 생기면서 하루라도 빨리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지금 10대에 시작하는 친구들을 보면 조금 걱정되기도 해요."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이었던 장민호는 수영 강사로 용돈벌이를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아줌마 회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2년 넘게 수영을 했다. 그런 그에게 다시 한 번 가수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인의 추천으로 바람이라는 남성 듀오 활동을 하게 된 것. 그러나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면서 그는 심한 좌절감을 느꼈다. 장민호는 "거의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앞으로 할 게 없더라"고 말했다.

"인생에서 좌절의 시간이었어요. 연예인이라고는 하지만 뒤돌아보니 가진 것도 없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인생이 허무하더라구요.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했죠. 아직도 주변에서는 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시간을 극복하고 다시 앨범을 낼 수 있게 되서 감사해요. 지금은 참 많이 강해졌어요."

◆제2라운드 시작..."트로트로 승부 보겠다"

장민호는 대학원에서 뮤지컬을 전공하던 중, 전통 가요의 한 장르인 트로트에 매력을 느껴 트로트 가수로 새롭게 태어났다. 물론 그 과정에서 트로트 가수로의 전향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한때는 아이돌 가수였는데 올드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래도 가수 활동을 하면서 트로트를 해보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은연 중에 '트로트 가수가 되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이제는 살기 위해서 트로트를 합니다. 생계도 책임져야 하는데다 음악에 대한 미련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음악도 하고 싶고, 트로트도 좋고. 더 이상 고민할 필요는 없었죠."

윤일상과 임종수 등 유명 트로트 작곡가들은 장민호에게서 트로트 가수의 가능성을 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장민호는 자신이 가진 뽕끼에 트로트적인 발성을 접목했다.

데뷔곡 '사랑해 누나'는 '토카타와 푸가'를 샘플링한 전주를 시작으로, 사랑하는 여인에게 사랑과 헌신을 고백하는 신나는 곡이다. 여기에 재치있고 유쾌한 안무, 독특한 헤어스타일 등이 더해져 재기발랄한 장민호표 '사랑해 누나'가 완성됐다.

"트로트라고 해서 고정관념을 갖고 있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박현빈, 장윤정의 트로트는 어른들도 좋아하고 젊은 친구들도 좋아하잖아요. 한 대상에 두면 치우치는 부분이 있어 전 세대가 좋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죠. 그래서 편곡적인 부분을 접목시켰어요. 신선하고 트렌디한 트로트가 목표예요"

데뷔 15년차 가수이자 신인 트로트 가수인 장민호. 칠전팔기 끝에 트로트로 새 인생을 여는 장민호의 의지가 대단하다.

"트로트 시장에서 하루 아침에 대박 나는 경우는 드물고 2-3년 동안 고생해야 이름을 알릴 정도라는 건 알고 있어요. 이제 포기라는 건 없습니다. 이 시장에 뛰어든만큼 트로트로 꼭 승부를 보겠습니다. 장민호라는 이름 석 자 걸고 콘서트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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