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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아 끊임없이 전진하는 김재성


포항 이적 후 목표였던 주전 및 대표팀 승선 이뤄...남아공행이 마지막 소원

2005년 부천SK(현 제주 유나이티드)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김재성(27)은 K리그의 평범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동료로부터 재능은 있다고 평가받았지만 어디까지나 수사(修辭)였을 뿐이다.

2007년까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생활했던 그는 미드필드에서 적절한 공간 침투와 창의적인 패스로 촉망받았지만 팀 성적이 신통치 않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듬해 올림픽축구대표팀 출신의 오승범과 맞트레이드로 포항의 부름을 받았지만 전망은 어두웠다. 포항은 황지수-황진성에 K리그 최고령 필드플레이어 김기동이 노련하게 팀을 이끌며 2007년 K리그 정상에 오르는 등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었다. 우승 후 팀을 떠난 따바레즈의 공백도 이들이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비관적이었던 전망과 달리 김재성은 "포항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대표팀에도 들어가고 싶다"라며 두 가지 소원을 향해 전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포부대로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 밑에서 김재성은 쑥쑥 커갔다. 수비형 중앙 미드필더 신형민-김태수 등과 삼각형 형태를 이뤄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돌아가는 조직력은 일품이었다. 최전방 공격수 아래에 위치한 미드필더로 배치돼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성적이 좋은 팀에서 다양한 경기 경험을 통해 김재성은 나날이 성장했다. 2008년 FA컵 우승에 일조한 그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3위까지 이끌며 '국제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그를 지켜보고 있던 허정무호에서는 당연히 승선이라는 선물을 허락했다. 애석하게도 원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야 했고, 다소 옷이 맞지 않았는지 데뷔전이었던 지난 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지훈련 중 잠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는 부정확한 크로스 및 패스로 낙제점을 받았다.

절치부심한 그는 스페인으로 장소를 옮겨 치른 라트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는 데뷔골을 터뜨리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지난 2월 일본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 선수권대회에서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통렬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조커'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지속적인 활약을 펼친 김재성은 사실상의 월드컵 본선 엔트리나 다름없다고 규정된 코트디부아르와의 친선경기 때도 발탁됐고, 곽태휘의 골에 예리한 프리킥으로 도움을 기록하며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태극마크로 힘을 얻은 김재성은 포항으로 돌아와 완벽하게 업그레이드됐다. 올 시즌 K리그 개막전 대구FC와의 경기에서 노병준의 골에 코너킥으로 도움을 기록하더니 10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2010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도 두 골의 시발점 역할을 해내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히로시마전이 끝난 뒤 김재성은 "대표팀에서 소화하는 측면도 도움이 많이 된다. 포항에서도 측면에서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좋은 일이 생긴다고 전했다.

허정무 감독이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하라고 한 뒤 기량이 더 좋아진 것 같다는 그는 "남아공월드컵에 꼭 가고 싶다. 확률은 51%일 것 같다"라며 살짝 희망 섞인 바람을 나타냈다.

팀내 주전 확보와 대표팀 발탁, 이 두 가지 소원을 모두 이룬 김재성이 이제 월드컵 본선 출전이라는 또 다른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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