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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공감 최우선"…백종원·펭수·'워크맨' PD 밝힌 유튜브 비하인드(종합)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백종원, 고동완 PD, 이슬예나PD가 디지털 콘텐츠의 중요성과 미래를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31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백종원의 요리비책' 백종원 대표, '워크맨' 고동완 PD, '자이언트 펭TV' 이슬예나 PD가 참석했다.

백종원 [사진=히스토리]
백종원 [사진=히스토리]

세 명이 운영하는 채널은 지난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바 있다. 특히 백종원은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을 통해 백종원 레시피부터 외식업 창업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유용한 정보까지 본인만의 다양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채널이다. 개설 사흘만에 구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며, 지난해 전세계에서 구독자 수 기준 가장 많이 성장한 채널 TOP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백종원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유튜브에 관심이 많았다. 게임을 워낙 좋아하는데 결혼 후 하지 못해서 탈출구를 찾다보니 가장 적합한 게 유튜브였다. 게임 안의 매커니즘, 의리와 정을 많이 배우는데, 유튜브가 비슷하다. 재미도 있고 배움도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를 할거라곤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백종원은 "어느 날 장모님이 '백서방의 갈비찜이 정확히 뭐냐'고 묻는데, 너무 다른 레시피들이 인터넷에 많더라.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아내가 '좋은 취지로 유튜브를 해도 어느 정도의 완성도는 갖춰야 한다. 장난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해줬고, 이후 팀을 구성해서 채널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백종원은 "유튜브는 광고도 해도 되고 말도 막 해도 된다. 그게 매력있더라. 원래 더 심한 얘기 많이 하는데 다 잘라내는거다. 다들 '생방송은 안된다'고 할 정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백종원은 '유튜브 생태교란'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빠르게 구독자수를 높여갔다. 그 비결에 대해 백종원은 "요리책 고를 때 글씨 많은 것 싫어한다. 쉬운게 좋다. 그래서 우리도 콘텐츠를 쉽게 만들려고 했다. 많은 분들이 그걸 마음 편하게 받아들여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향후 '백종원의 요리비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백종원은 "내가 방송을 하는 이유가 우리나라 좋은 외식 문화를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해외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요리비책'으로 자리가 잡힌다면, 우리나라 일반 음식점에서 제대로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아마 해외 구독자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아질거라는 꿈을 꾼다"고 밝혔다.

장성규 [사진=조이뉴스24 포토DB]
장성규 [사진=조이뉴스24 포토DB]

고동완 PD가 연출하는 유튜브 채널 '워크맨'은 세상의 모든 직업을 리뷰한다는 테마 아래 다양한 직업 체험 에피소드 콘텐츠를 제작한다. 2018년 '와썹맨'을 제작한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제작하며, 장성규의 솔직한 모습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전세계 구독자 수 기준 가장 많이 성장한 채널 TOP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고동완 PD는 "'체험 삶의 현장' 같은 콘셉트를 유튜브 스타일로 만들고 싶었다. 입사한지 사흘만에 장성규를 우연히 만나게 됐다. 원래 내 안의 장성규는 비호감이었는데, 술자리에서 장성규는 진솔하고 평범한 형이더라. 이 사람의 오버스러움을 빼고 평범한 캐릭터를, 공인과 일반인 사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진정성을 뽑을 수 있는 사람이라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동완 PD는 "재미로 만드는 프로그램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정보를 같이 담아야 오래가고, 시청 지속시간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 선은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무조건 아르바이트생이 받는 시급을 받자. 이게 진정성이다'라는 것만큼은 확실했다"고 밝혔다.

'워크맨'의 인기 비결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고동완 PD는 "연출적인 재미가 있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탈피하는 콘셉트로 갔다. 거기서 새로움과 재미를 느꼈다. 또 장성규의 캐릭터에서 나오는 사이다 발언에서 희열과 짜릿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성규 [사진=조이뉴스24 포토DB]
장성규 [사진=조이뉴스24 포토DB]

과거 SBS '런닝맨'에서 지상파 방송 경력을 쌓았던 고동완 PD가 디지털 콘텐츠 제작으로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고동완 PD는 "중국에서 1년 정도 일할 기회가 있었다. 중국의 디지털 예능을 연출했는데 중국 사람들이 모두 모바일로 예능을 보더라. 언젠가는 이 흐름이 우리 쪽으로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국하자마자 모바일 콘텐츠, 숏폼 위주 콘텐츠가 뜰 것 같으니 공부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언젠가는 TV보다 모바일이 더 익숙해질거라 생각해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장성규의 입 모양을 사용한 자막 등 '워크맨'을 대표하는 재치있는 편집 탄생 배경도 밝혔다. 고동완 PD는 "딱히 기술적인 이유가 있진 않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는 쉬어가야 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할 때, 입 모양을 이용한 자막을 생각해냈다. 가장 고민하는 건 'TV였으면 이렇게 하겠지?'였다. 그래서 일부러 더 반대로 가려고 역발상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동완 PD는 가장 기억에 남는 특집으로 첫 촬영이었던 야구장 특집을 꼽았다. 고동완 PD는 "술자리나 미팅을 했지만 구성 없이 막무가내로 촬영한 건 처음이었다. 당시 2회차를 한꺼번에 촬영했었는데 장성규도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어했다. 조회수가 잘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지금까지도 최저 조회수다. 그 뒤로는 제작진이 좀 힘들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 씩 촬영하며 출연자도 챙겨주고 내용도 재밌게 뽑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금 '워크맨'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들, 즉 '을' 입장에서 표현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갑'의 고충들도 대변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다"며 "사람들의 식상함이 느껴질 시간이 오고 있다. 다양한 포맷을 만드는게 목표다. 나도 '꼰대 마인드'가 되지 않도록 리마인드 하겠다"고 덧붙였다.

캐릭터 설정에 있어 경계하는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고동완 PD는 "'워크맨'의 장성규는 확고하게 선을 넘는다는 캐릭터가 잡혀있다. 하지만 종교, 정치, 젠더이슈는 최대한 피하려 한다. 동물을 다루는 것 역시 조심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펭수 [사진=EBS]
펭수 [사진=EBS]

이슬예나 PD가 연출하는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는 교육방송 EBS에서 제작하는 채널로,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열 살 펭귄 '펭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기 표현이 강하고 엉뚱한 펭수의 매력으로 전세대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슬예나 PD 역시 "아이들이 초등학교만 가도 EBS가 유치하다고 말하는게 안타까웠다. 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 외면당한다는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선한 영향력을 유지하되, 가르치려고 하는 화법을 지양했다. 아이의 경우에도 성인의 웃음코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아이부터 어른까지 재밌게 볼 수 있는 예능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냥 귀엽고 이상적인 캐릭터보다는 돌발적이지만 솔직한 친구가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펭수' 캐릭터 탄생에 대해 이슬예나 PD는 "EBS 캐릭터도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으면 했다. 많은 어린이 캐릭터들이 우주의 별에서 오거나 지구를 살리고 싶다는 대의를 가지고 있지만, 펭수는 남극에서 왔고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친구다. 펭수는 짜여진 각본에 맞춰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라 밝혔다.

펭수 [사진=펭수 인스타그램]
펭수 [사진=펭수 인스타그램]

펭수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슬예나 PD는 "'EBS에서 이런 걸 해?'라는 의외성에서 시작됐다. 'EBS 아육대'에서 선후배 모습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으지 않았나. 펭수가 위계질서에 굴하지 않고 수평적인 화법을 가진 것에 매력을 느끼기도 하더라. 또 팬들과의 소통에도 공감해주신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제작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이슬예나 PD는 "맨 처음 펭수가 팬들을 확보하겠다며 초등학교에 전학을 갔던 1, 2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펭수가 남극에서 와서 더울텐데 잘 적응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펭수가 교실에 들어간 그 샷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전학생으로 잘 대해주는 선생님과 학생들을 보며 '잘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향후 행보에 대해 이슬예나 PD는 "백종원님이 계셔서 채널이 잘되고, 장성규와 제작진의 조합이 영향력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난 캐릭터의 힘이 참 크다고 생각한다. 향후 무궁무진한 영역에서 펭수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 뜬구름일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펭수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펭수에 대해 가장 경계하는 것과 관련, 이슬예나 PD는 "사회적 편견을 언급하지 않으려 하고 개인을 희화화나 조롱을 하지 않는 선에서 소통하려고 한다. 현장에서 어떤 계층의 어떤 사람을 만나도 평등한 틀 안에서 진행하려고 한다. 그 지점에서 소통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슬예나 PD는 "펭수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빠르게 스타가 됐다. 거품이 되지 않도록 탄탄하게 다져나가겠다. 진정성과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잊지 않고 롱런할 수 있는 펭수를 만드는게 올해의 목표다"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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