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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나플라 "내실 다지고 '쇼미'로 풀장 넓혀…바이브 전달하고파"(인터뷰)


[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최근 가장 주목받는 힙합 레이블 메킷레인은 좀처럼 짐작하기 어렵다. 마니아층에서 이미 핫했던 나플라와 루피는 지름길인 줄 알면서도 참고 참았던 '쇼미더머니'에 나왔고,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중성까지 얻은 나플라와 루피. 이들의 첫 결과물은 힙합듀오다. 루피와 나플라 그리고 메킷레인의 큰그림은 뭘까.

메킷레인은 LA에서 활동하던 한국 래퍼 3명 루피, 나플라, 블루가 의기투합해 2016년 설립됐다. 이후 오왼 오바도즈, 영 웨스트 차례로 영입돼 5명 라인업을 구축했다. 동시에 마니아층 사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쇼미더머니' 출연이 성공과 연결되는 모습을 목격했음에도 우직하게 기반을 닦았고 탄탄하게 본인들의 가치를 쌓아올렸다.

그러더니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던 '쇼미더머니777'에 출연했다. 나플라는 방송에서 "돈 때문에 출연했다"고 말했지만 그저 때가 됐을 뿐이었다.

루피는 "'쇼미더머니'로 이름을 알리는 건 어느 정도 보장이 돼있다. 그렇다고 아무런 도전도 안 해보고 그걸 택하는 것은 매력이 없었다. 좀 더 우리의 멋을, 우리가 생각하는 걸 실현하고 그걸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먼저 단단하게 만들고자 했다. 3년 안에 큰 성공을 거뒀다면 안 나갔을 거다. 그런데 시간을 단축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루피는 자신만 생각했다면 결코 '쇼미더머니'에 출연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메킷레인의 수장이다. 루피는 "제가 하기 싫은 거 조금만 자존심 굽히면 많은 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겠다는 걸 깨달았다. 나만의 팀이 아니고 모두의 꿈과 삶이 담겨 있는 메킷레인이다. 여러가지가 시기적으로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플라는 "우리만의 스타일로 해보고 싶었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 언더에서는 우리를 이미 다 알았고 우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과 관심 없는 분들로 나뉘었다. 관심 없는 분들이 우리를 좋아하게 만드느냐 '풀장'을 넓히느냐 기로에 섰는데 거기서 우린 '풀장'을 넓히는 쪽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들의 선택은 최상의 결과로 귀결됐다. '쇼미더머니777' 우승과 준우승은 루피의 목표 혹은 바람대로 나플라와 본인의 차지였다. 재미있는 건 "나플라 우승, 나 준우승이 목표였다"는 루피의 말이다.

루피는 "'쇼미더머니'는 경쟁이라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특출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기술적인 랩보다 어떤 무드를 표현하느냐로 철학이 바뀐 난, 쇼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 난 내 음악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한 번의 무대면 만족이었다. 반면 나플라는 자신이 갖고 있는 걸 정확히 보여주기만 하면 우승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루피는 영리했다. "비전을 많이 제시해준다"는 나플라의 말처럼 루피는 현실을 직시하고 상황을 만들어나갈 줄 안다. 그리고 루피의 생각대로 우승을 차지한 나플라는 강하다.

'쇼미더머니777' 이후 메킷레인의 위상은 확실히 달라졌다. 루피는 "손으로 하는 메킷레인의 사인이 있다. 공연장을 갔는데 그 싸인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 정말 예상치도 못한 곳, 우리를 알까 싶은 장소와 상황에서도 우리 싸인을 보여주시고 응원해 주시더라.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인지도를 확 끌어올린 루피와 나플라는 방송 후 첫 결과물로 '워크 업 라이크 디스(Woke Up Like This)'를 발표했다. 두 사람이 팀으로 곡을 발표한 건 의외의 선택이었다.

루피는 "'쇼미더머니777'의 결과와 상관 없이 그 이전부터 세워놓은 계획이었다. 한국 힙합에서 슈프림팀, 다듀처럼 듀오로 활동하는 프로젝트가 많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루피와 나플라로 음악을 만들고 활동하는 그림을 그렸다. 감사하게도 '쇼미'를 잘 마치게 됐고 이 프로젝트에 추진력이 생겼고 동기부여가 짙어졌다"고 말했다.

'워크 업 라이크 디스'는 매일 눈 뜬 뒤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루피와 나플라의 생각을 담은 곡이다.

루피는 "보통 오후 늦게 일어나서 늦게까지 작업을 한다. 그런데 왜인지 일찍 눈이 떠지고 조깅을 하고 아침을 든든하고 먹고 작업을 하기 위해 창문을 열었는데 새벽 안개가 운치 있게 좋은 무드와 분위기를 주더라. 그걸 담아서 이 기분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런 분위기를 전달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고 설명했다.

꼭 새벽의 분위기를 전달하려 한 것은 아니다. 루피는 "나플라가 곡을 듣고 마음에 들어 했고 작업을 하겠다고 했다. 내가 원한 건 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느껴지는 무드를 담았지만 나플라는 오후 2시건 6시건 일어났을 때 드는 기분을 담았으면 하는 거였다"고, 나플라는 "같은 주제로 서로 다른 표현을 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 곡은 두 사람이 '쇼미더머니777'에서 보여준 모습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는 루피와 나플라가 추구하는 방식이다.

루피는 "의식과 철학을 담아내는 것만이 힙합은 아니다. 힙합의 출발은 파티 음악이고 힙을 합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음악에 메시지를 담는데 치중하기보다 기분, 무드, 바이브를 리스너들에게 오롯이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철학을 담아내는 것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나플라는 "가사를 몰라도 곡을 들으면 어떤 곡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바이브를 전달하고 싶다. 루피 형이나 저나 메시지가 아닌 바이브 위주라 충돌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메킷레인만의 색깔이고 다른 힙합 레이블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루피와 나플라는 앞으로도 그런 기조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루피는 "메킷레인을 들고왔을 때 생각은 '여기선 탕수육이 잘 팔리니 우리도 탕수육을 팔자'가 아니라 '그럼 우린 아이스크림을 팔자'였다. 우리가 배우고 경험한 것이 멋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설득력 있게 보여주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 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그 바이브를 잘 전달하는 것이 우리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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