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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원 "블랙리스트, 총탄 버틴 예술인들께 감사해"(인터뷰)


"'무도' 출연 후 사람들 반응 달라져"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배우 곽도원이 영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겪은 예술인들에게 감사의 말을 건넸다.

2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 제작 ㈜팔레트픽처스)의 개봉을 앞둔 배우 곽도원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 분)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 이야기다. 극 중 곽도원은 변종구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 역을 연기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변호인' '곡성' '아수라'까지, 쟁쟁한 작품들을 통해 관객을 만났던 곽도원은 '변호인' 제작과 출연 이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동료들을 포함, 이와 관련해 불이익을 받아야 했던 모든 문화예술인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이같은 사태가 다른 국면을 맞은 것에 대해 "시대가 변했지만 당시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자 곽도원은 "이런 이야기를 원했다. '시대가 변했지만'이라는 말이, 체화되니까 우리에게서 나오지 않나. 이제 변화된 것 같다. 그러니까 느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런 생각이 나오는 세상을 원했다"며 "작은 움직임으로 '변호인'을 하게 됐었는데, 아이러니한 변명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훌륭한 영화이기 때문에 악역을 많이 했던 내가 '변호인'에서 또 악역을 하는 것보다 다른 신선한 사람이 악역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에 세 차례나 고사하기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출연한 '특별시민'에는 현실 정치 속 선거캠프를 연상시키는 온갖 네거티브 전략이 등장한다. 당선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정치인들의 모습이다. 곽도원은 '특별시민'이 그리는 이 내용이 미래 어떤 시기의 관객들에게 허무맹랑한 과거의 이야기로 남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한 10년 후에는 이런 이야기를 두고 '그런 게 영화화된다고? 정치 비리? 요즘 그런 게 어딨어, 옛날에야 그랬지'라는 반응이 나오면 좋겠어요. 온 몸으로 총탄을 맞은 문화예술인들께 감사해요. 저는 SNS를 하지는 않지만, 영화라는 매체가 파급력이 가장 크다는 생각을 해요. SNS에 내 색깔을 입혀 말하지 않아도 작품으로 표현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특별시민'은 오는 5월9일 진행되는 제19대 대선을 약 2주 앞두고 개봉한다. 후보들의 선거전이 가장 치열한 시기, 극장에서 선거를 소재로 한 '특별시민'이 관객을 만난다는 점이 공교롭다. 영화 촬영 당시만 해도 대통령 탄핵, 장미대선 등의 정치적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특별시민'의 개봉 시기는 영화의 제작진과 배우들에게도 남다른 감흥을 남길 수밖에 없다.

"시나리오를 보니 있을법한 내용이더라고요. 그런데 국정농단 내용을 보니 '우리가 너무 '짜친' 것 아닌가' 싶었어요.(웃음) '이거봐라, 재밌네' 했는데 현실을 보니 '더 셌어야 하나' 싶은 거예요. 현실이 너무 어마무지한 이야기들이니까요."

'범죄와의 전쟁' 출연 당시만 해도 자신을 마주친 행인들이 '화장실, 화장실'이라 소근대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이후에도 '곽도원, 곽도원'이라고 말하며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한 그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 이후 수많은 팬들이 친근하게 다가온다며 새로운 경험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에는 사람들이 무서워했는데 '무한도전' 후 달라졌어요. 이제 '형님'이라며(팔을 툭 치는 시늉을 하며) 다가와서 '누구냐'라고 하면 '팬입니다'라고 하는 거죠.(웃음) '무한도전'은 우와, 진짜 엄청나다고 생각했어요. 한편으로는 다시 예능에 출연하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슬리퍼 신고 마트에 갈 때도 개인 생활이 없거든요. '곽블리'라는 별명도 그래요. 제가 '블리블리하게' 하고 다녀야 하는 거잖아요.(웃음)

배우로서의 삶에 예능 프로그램이 덧씌우는 이미지가 마냥 도움이 되지만은 않더라는 것이 곽도원의 이야기다. 그는 "세상을 비판하는 영화를 만들면 사명감을 갖고 만들게 된다"며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세상의 권력에 반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중립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것이 삶의 태도라 생각하고 사명감이라 생각한다"며 "그에 있어서 색깔을 가져버리면 그 사람의 생각이 편향돼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별시민'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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