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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실패·주먹구구 준비…예고된 WBC 참사


[졸전 원인 분석]또 다시 1R 탈락 수모…향후 과제 산적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설마했지만 현실이 됐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손에 넣었다.

4년 전 대회와 같은 결과다. 당시에는 2승 1패를 거두고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해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안방에서 1라운드가 열렸기 때문에 충격은 더 클수 밖에 없다.

◆또 다시 발목 잡은 첫경기 징크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인식호'가 꾸려졌지만 우려는 있었다. '해외파' 메이저리거 중에서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만 대표팀에 승선했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류현진(LA 다저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소속 구단 반대와 부상 및 개인 사정 등이 불참 이유였다.

'김인식호'는 2년 전에도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진 가운데 '프리미어12'를 맞았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야구대표팀은 대회 초대 우승이라는 업적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김 감독은 대회 전부터 "100% 전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투타 밸런스가 맞아야 하는데 고민"이라고 했다.

김 감독의 걱정은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은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첫경기 징크스라 불러도 될 정도다. 지난 2013년 WBC에서 1라운드 첫 상대인 네덜란드에게 덜미를 잡혔다. 결국 이때 패배가 빌미가 돼 한국은 2라운드로 올라가지 못했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1승 상대로 여겼던 이스라엘은 예상보다 전력이 탄탄했다. 마운드도 약하지 않았고 내, 외야 수비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스라엘에게 덜미를 잡힌 한국은 결국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2라운드 진출 여부에 분수령이 된 네덜란드전에서 다시 패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세대교체 필요성 높아져

한국 야구대표팀은 2000년대 중후반 국제대회에서 호성적을 냈다. 2006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친 부분이 오히려 약이 됐다.

2006, 2009년 WBC에서 4강 진출과 준우승을 일궜고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꽃을 피웠다. 2010 광저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2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좋은 성적을 낸 이유 중 하나는 해외파와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국내파, 중고참과 신예들의 조화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그렇지 못했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김태균(한화 이글스) 등은 이제는 대표팀 고참급에 속한다. 중고참급 선수들의 뒤를 이을 선수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대회에 나선 '김인식호'의 평균 연령은 30.9세다. 2000년대 들어 구성된 야구대표팀 중 가장 나이가 많았다. 한국 야구는 차후에 다시 열릴 WBC 뿐 아니라 2018 자카르타 아시아경기대회와 2020 도쿄올림픽도 바라봐야 한다. 세대교체는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됐다. 아울러 전임감독제 도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김 감독도 "대표팀 전력은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어렵다"며 "전임감독을 선임해 대표팀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이스 부재…타고투저 되짚어봐야

김 감독이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가장 큰 고민은 마운드에 있었다. 장원준(두산 베어스) 양현종(KIA 타이거즈)가 있긴 했지만 류현진을 비롯해 김광현(SK 와이번스) 윤석민(KIA) 등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투수가 이번에는 없었다.

한국은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전에서 타선 침묵으로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두 경기에서 19이닝을 치르는 동안 1점을 뽑는데 그쳤다. 이를 두고 KBO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이 나은 착시효과라는 얘기도 나온다.

KBO리그 각팀 마운드가 약해졌기 때문에 타자들이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의미다.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위력적인 투수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만나게 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 타선이 고전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회를 마친 김 감독은 "투수 자원을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만시지탄의 의미가 담긴 발언이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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