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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연승 도우미' 여오현 "체력 세이브 덕 봤죠"


1위 오른 공 주장 문성민에게 돌려…"임동규·신동광 등 후배 있어 든든"

[류한준기자] 아직까지는 플레잉코치보다는 '선수' 호칭이 더 어울린다. V리그를 대표하는 리베로 여오현(현대캐피탈) 얘기다.

여오현은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디그 10개, 서브리시브 16개를 기록하며 제역할을 다했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13연승을 이어갔고 OK저축은행을 제치고 정규리그 1위로 올라섰다.

◆감독과 플레잉코치 함께 웃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승리의 수훈갑을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오현 플레잉코치"라고 답했다.

여오현은 올 시즌부터 선수와 코치를 겸하고 있다. 김호철 전 감독에 이어 팀 지휘봉을 잡은 최태웅 감독은 여오현과 센터 윤봉우에게 플레잉코치 역할을 맡겼다.

각자 포지션에서 베테랑인 만큼 젊은 선수들에게 멘토 역할을 잘 해달라는 의미다. 여오현은 대한항공전에서 리베로로서 자주 볼 수 없는 장면을 선보였다.

그는 경기 도중 센터 최민호, 라이트 문성민에게 각각 B속공과 백C로 이어지는 토스를 보냈다. 최 감독은 "여 코치가 팀 연습에서 몇 차례 선수들과 함게 토스를 맞춰보더라"며 "실제 경기에서 사용하지 않을 거라면 시도하지 말라고 했는데 대한항공전에서 바로 활용했다"고 웃었다.

여오현 역시 "두 차례로 횟수는 적었지만 토스가 잘 연결돼 기분이 좋다. 나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연승으로 팀 분위기가 좋으니 뭘 해도 잘 풀린다. 현대캐피탈의 현주소다.

◆경기중 교체, 자존심 상하진 않아

여오현은 삼성화재 시절부터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이후에도 줄곧 붙박이 리베로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변화가 있었다.

최 감독은 시즌 개막 이후 지난 4라운드까지 여오현과 신동광 두 명이 번갈아 코트를 지키는 '더블 리베로 시스템'을 활용했다.

현대캐피탈 외에 리베로 자리에 이같은 더블 시스템을 주로 쓰는 팀은 더 있다. 대한항공도 최부식-백광현이 교대로 코트에 나선다. 곽동혁-이강주(삼성화재), 그리고 여자부에서는 주예나-김혜선(흥국생명)이 대표적이다.

최 감독은 "여 코치가 자존심이 조금은 상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오현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다만 시즌 초반 조금 낯설었던 건 사실"이라고 웃었다.

최 감독이 더블 리베로를 활용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여 코치의 체력을 위해서였다"며 "5, 6라운드 고비에서 최대한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여오현도 "감독님 배려 덕분"이라고 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두 번째 리베로를 임동규가 맡고 있다. 신동광은 보조 레프트로 나선다. 수비와 리시브 보강 차원에서 더 도움이 되는 선수 배치다. 여오현은 "(신)동광이도 그렇고 (임)동규도 수비와 리시브가 좋은 선수"라며 "후배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한편, 여오현은 팀의 상승세와 연승 행진에 대한 공을 후배에게 돌렸다. 그는 "주장을 맡고 있는 문성민이 워낙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다. 제 역할을 정말 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은 앞으로 두 경기를 더 이기면 한 시즌 팀 최다 연승인 15연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연승행진을 16경기까지 이어간다면 17연승 도전 상대는 삼성화재(3월 2일)가 된다.

여오현은 "연승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겠지만 삼성화재 시절 17연승을 거뒀을 당시와 최근 우리 팀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다"며 "끌려가고 있더라도 쉽게 지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시즌 마지막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게 도움을 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천안=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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