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조권이란 가수의 본질(인터뷰)


3년 8개월 만에 솔로 앨범 발표

[정병근기자] 데뷔까지 7년의 오랜 연습생 생활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인내심이 길러졌고, 이후 8년간 가수로 활동하면서 차곡차곡 자신감을 쌓았다. 애절한 발라드를 불러야 하면서도 예능에서 마음껏 '깝권'이 될 수 있는 것도, 19cm의 하이힐을 신고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조권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젠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하는 가수 조권의 본질이다.

조권이 15일 새 솔로 싱글 '횡단보도'를 발표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횡단보도'를 비롯해 따뜻한 피아노 선율, 제목 그대로 나즈막한 위로를 건네는 '괜찮아요'와 조권이 작사에 참여한 달콤한 러브송 '플루터(flutter)' 총 3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횡단보도'는 올해 스물일곱 살이 된 조권이 직접 작사한 곡으로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법한 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감정을 자신의 경험담을 횡단보도에 빗대어 표현한 곡이다. 3년 8개월 전 파격적인 댄스곡을 발표했던 것에서 180도 노선을 달리 했다.

첫 솔로앨범 때와는 색깔을 아예 바꿨다

의도적인 건 아니다. 가수의 길을 걸어가면서 설계하는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조금씩 만들어 나가는 게 있다. 첫 번째는 파격이었다. 그런 콘셉트가 생소할 수 있지만 너무 하고 싶은 걸 했었고 잘 표현할 수 있는 걸 했다. 이후 3년여가 지난 줄도 몰랐다. 다시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다시 파격으로 나올지 2AM의 정체성을 이어나가서 발라드를 해야 할지 고민했다. 예측할 수 없는 걸 노렸다기보다 앞으로의 음악인생을 봤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에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성적도 신경은 쓰이지만 앨범 평이 좋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음에 다시 어떤 콘셉트일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기대치 높이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능에선 까불거렸고 노래를 부를 땐 진중한 상반된 이미지를 보여드렸다. 노래를 할 때 웃으시기도 하고 가수가 아닌 개그맨처럼 여기시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니까 그 이중성을 받아들여 주시더라.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준비했다.

직접 작사한 신곡 '횡단보도'는 어떤 곡인가

경험을 토대로 사랑의 감정을 담았다. 신인 땐 모태솔로였지만 그간 안 사귀어 봤다면 양심 없는 거다. 이 앨범에는 내 감정을 평범하게 풀어내고 싶었다. 앞으로의 앨범이 기대가 될 수 있게 ''애니멀' 때처럼 할 줄 알았는데 발라드로 나왔네?' 그런 느낌도 주고 싶었다.

타이틀곡 후보는 나와 있었고 너무 편하게 수록곡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던 곡이다. 과거 영재육성 프로그램을 같이 했던 맹지나 누나에게 사랑과 상처에 대한 상담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제 얘기를 듣더니 '횡단보도'라는 아이디어를 줬다. 앨범에 수록하고 싶다고 회사에 들려줬는데 이게 타이틀곡이 돼버렸다. 조권을 잘 표현하는 곡이라는 반응이었다. 용기를 얻어 3번 트랙 '플루터'도 작사를 하게 됐다.

2AM 발라드와 조권의 발라드는 뭐가 다른가

발라드는 비주얼이나 준비 과정에서 한정돼 있다. 일단 노래가 좋아야 하고 감성 전달이 주가 된다. 8년 전 데뷔 앨범을 들어보면 앳되고 트레이닝 하에 녹음된 티가 나더라. 그런 매력도 있지만 당시 사랑이나 이별 노래는 다 영화나 책 등을 통한 간접 경험에서 나온 감정이었다. 그렇게 해오다가 이번엔 직접 겪었던 감정으로 작사하고 녹음을 하니까 조금 더 노련미와 연륜이 생긴 듯한 느낌이 생겼다. 연예인 조권이 아닌, 앨범을 통해 처음으로 이런 아픔과 이별도 해봤다는 걸 들려드리고 싶었다.

사랑의 아픔이 꽤 컸나 보다

신인 땐 연애를 할 시간도 여유도 돈도 없었다. 차도 없고 집도 없고 방법도 몰랐다. 주변에서 헤어져서 반쯤 미쳐 있고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니까 내가 그 짓을 하고 있더라. 사랑을 다는 모르겠지만 나도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더라. 특히 2015년엔 별 일이 다 있었다. 어장에도 갇혀 보고 희망고문도 당해 보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만나 봤다. 그러면서 내가 느끼는 사랑이 어떤 건지를 깨닫게 됐다.

당시 좋아했던 사람을 안 추울 때 만났고 걷는 걸 좋아해서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기다렸던 적이 많다. 신호등 불이 바뀌었을 때 얼마나 오랫동안 상대방이 건너오길 기다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감정을 '횡단보도'에 빗대어 표현했다. 녹음할 때 훨씬 더 정말 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작사건 작곡이건 참여를 한 것은 깊이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팀 울타리가 없어진 진짜 솔로 가수로 섰다

데뷔 전엔 여유가 없었다. 참 간사하게도 원하는 걸 쟁취하니까 소중한 걸 잊어버릴 때가 있더라.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걸 쟁취하게 되면 그 이상의 뭐가를 원하게 되고 그랬다. 지금은 마음의 여유도 생겼고 성적보다도 앨범 평이 좋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간이 지나면 노련미라는 게 생기더라.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 중에 많은 일들도 겪었고 거만할 때도 있었을 거고 상처를 준 때도 있었을 거다. 그것을 합리화 시켰다면 지금은 말 한 마디를 할 때도 한 번 더 생각하는 여유가 생겼다.

욕심은 여전하다. 음악에 있어서 아티스트로 인정 받고 작사 작곡에도 욕심을 부리게 되더라. 내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전에는 만들어진 상품이었다면 이젠 뮤지컬이건 음악이건 '조권은 똘끼가 있다', '재미있고 멋있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서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만능 엔터테이너의 길을 걸어 왔다. 어떤 영역에서 목표가 있나

'깝권' 캐릭터가 있는데 억지로 만들려고 했으면 안 됐을 거다. 예능은 누구나 거쳐가야 할 수순이었고 자연스럽게 '깝권' 애칭을 얻었다. 애초부터 예능을 잘 하는 사람도 아니고 꿈도 아니었다. 20대 초니까 귀여워 보인 것 같다. 더 어렸을 때 할 수 있었던 재능을 펼쳤고 즐겼을 뿐 욕심은 없었다. 이후 일부러 예능을 줄인 건 아니지만 이만큼 했으면 됐다 싶다. 요새 간간이 예능 나가면 더 편하게 할 수 있다.

만으로 28살이 됐지만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는다고 해도 본질은 안 바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도 욕심이 많다. 나를 잘 알아주는 프로듀서를 만나서 날 서포트 해줬으면 좋겠고 또 목표가 뚜렷하다. 연예인이 될 수는 있지만 전 '스타 조권'이 되고 싶다. '조권은 참 괜찮고 재미있는 사람', '조권이니까 가능한 것', '조권은 독특한데 괜찮아' 그런 소리를 듣고 싶다. 어느 누구나 될 수 있는 연예인 조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스타 조권이 최종 목표다.

지금까지의 조권에게서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건 뭔가

28상의 조권을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자신감인 것 같다. 거만함과 자신감은 정말 다르다. 또 연습생 생활을 오래 하면서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건 인내심이다. 원래 성격은 되게 급하다. 그런데 인내와 성격 급한 건 다르더라. 8년 연습생 하고 데뷔하고 성공하기까지의 시간과 무엇을 원하는데 쟁취하기까지 걸린 시간들이 있었고 그 안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조권만이 뿜어낼 수 있는 자신감이다.

첫 솔로앨범도 19센치 힐을 신었다. 웬만한 용기 없으면 못 한다. '조권이란 사람은 이걸 표현할 수 있는 사람', '조권이라 이런 걸 하는구나'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어떤 일을 하건 '이건 조권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저에게 인내심은 어릴 때부터 조기교육으로 갖춰진 결과물이라면 자신감은 내 스스로 만들어내고 다져온 내 나름의 성질이 아닐까 한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조권이란 가수의 본질(인터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