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14년 만의 적자 예상, 원인은 비리 스캔들?

[이성필기자] 올해 내내 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비롯해 측근의 부패 비리 스캔들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FIFA가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3일(한국시간) 익명의 FIFA 집행위원의 말을 인용, FIFA가 2015년 1억3천만 스위스프랑(약 1천181억 원)의 적자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가 갈수록 월드컵 중계권료 폭등 등 상업주의에 물들어가고 있는 FIFA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월드컵이 열린 이듬해에는 반드시 거액의 흑자를 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FIFA의 적자는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적자 폭이 큰 이유는 대형 스폰서들이 부패 스캔들에 염증을 느끼고 떨어져 나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중동의 대형 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과 소니, 캐스트롤은 일찌감치 FIFA에서 손을 뗐다.

이 때문에 주요 스폰서인 코카콜라와 비자, 아디다스는 2일 FIFA에 공개서한을 보내 개혁 과정을 지켜볼 독립적인 감시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후원사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을 것을 우려한 조치다.

또,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일시 자격정지를 당한 블라터 회장 등 수뇌부가 자신의 혐의에 대한 무죄 입증을 위해 법률 비용을 과다 지출하면서 FIFA 재정 위기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0월 스위스 검찰이 FIFA 수뇌부의 비리 혐의를 수사하면서 대략적인 연간 예산이 드러난 바 있다. 예산은 24억4천만 달러(2조7천억 원)이며 최근 4년간 57억1천만 달러(6조3천억 원)의 수익을 올렸고 금고에 적립금도 15억2천만 달러(1조7천억 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스폰서들이 FIFA에 지불한 금액은 공개된 적이 없지만 2012년 FIFA가 마케팅 권리를 판 대가로 기록한 매출이 무려 3억7천만 달러(한화 약 4천310억5천만 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스폰서들이 충분히 목소리를 낼 힘을 가졌다는 분석이다.

이 집행위원은 "FIFA의 개혁이 실행되어야 밝은 미래를 볼 수 있다. 현재의 재정 위기는 일시적인 문제다. 투명성만 확보된다면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