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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IBK 기업은행 카리나, 배구보다 가족이 먼저


터키 앙카라 폭탄 테러 사건 여파, '안전이 우선' 팀과 계약 해지

[류한준기자] '이심전심.' 올 시즌 우리카드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선수 군다스(라트비아)는 2년 전 V리그와 인연을 맺을 뻔했다. 국내 한 구단과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한국에 오지 않았다.

가족들의 반대가 컸기 때문이다. 특히 아내가 한국행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전쟁 발발 위험이 높은 곳으로 여겨서다.

한국은 북한과 대립하고 있는 분단국가다. 6·25 전쟁이 끝난 뒤 반세기가 훨씬 지났지만 지금까지 대치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정전이 아닌 휴전 상태다.

이방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한국은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지역일 수 있다. 군다스는 그 이전부터 V리그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그 때마나 영입을 원했던 구단들은 '가족의 뜻에 따르겠다'는 군다스의 대답을 들어야 했다.

마침내 군다스를 데려온 우리카드는 그 과정에서 한 번 더 마음을 졸여야 했다. 구단 관계자는 "입단 계약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터졌다. 계약이 또 다시 물건너가는 게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외국인선수들은 가족 문제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쓴다. 직업으로 삼고 있는 배구보다 가족과 가정에 무게를 더 두는 경우가 많다. 여자부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에서 3시즌을 뛴 카리나(푸에르토리코)도 비슷하다. 그는 최근 소속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기량 미달이나 부상으로 배구공을 손애서 놓는 건 아니다. 카리나 스스로가 팀에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그는 2013-14시즌 IBK 기업은행을 마지막으로 V리그를 떠났다. 지난 시즌에는 중국리그에서 뛰었고 올 시즌에는 터키리그로 자리를 옮겨 살리힐리에 입단했다.

이전에 터키리그에서 뛴 경험도 있기 때문에 적응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 10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당일 앙카라 기차역에서 친쿠르트단체와 노동조합 등이 반정부 시위를 하고 있었다. 시위 도중 두차례 폭발이 일어나 128명이 사망했고 250명 이상이 다쳤다.

카리나는 함께 터키로 온 가족이 걱정됐다. 안전문제 때문이다. 아이를 포함해 가족을 먼저 푸에르토리코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 카리나 본인도 구단에게 '올 시즌을 뛸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구단도 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당장 급해진 쪽은 팀이다. 유럽 각국 리그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카리나를 대신할 선수를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살리힐리는 올 시즌 2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승격한 팀이다. 의욕적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던 마당에 폭탄 테러 사건으로 카리나가 이탈해 팀 전력에 손해를 본 셈이다. 살리할리와 함께 1부리그로 승격한 할크방크는 안전문제를 이유로 팀을 떠난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 할크방크는 이번 폭탄 테러 사건이 일어난 앙카라가 연고지인 팀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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