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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in(人) 브라질]⑭이구아수를 떠났습니다, 돌아갈 수 있을까요?


한국대표팀의 베이스캠프, 재미난 일 많았던 이구아수의 추억

[이성필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벨기에와의 3차전을 치르기 위해 상파울루에 입성했습니다. 이제 한국시간으로 27일 오전 7시 즈음 한국대표팀의 운명이 만천하에 공개 됩니다. 조별리그 탈락 확률이 95%이라고 하지만 마지막 남은 5%의 16강 진출 기적을 바라봐야 합니다.

대표팀은 벨기에전을 끝내면 베이스캠프로 활용했던 포스 두 이구아수로 다시 돌아갑니다. 16강 확정, 탈락 여부를 떠나 마무리 훈련을 합니다. 탈락을 하면 회복 훈련 후 한국으로 돌아가고 극적으로 조2위에 오르면 알제리에게 쓴맛을 봤던 포르투 알레그리로 다시 향해 16강전을 가집니다.

대표팀이 이구아수에서 벨기에전을 앞두고 마지막 비공개 훈련을 했던 25일은 참 썰렁했습니다. 일부 취재진은 대표팀보다 먼저 상파울루로 이동을 했거나 숙소에서 기사 송고를 했기 때문에 코리아 하우스도 다소 한적했고요. 월드컵 중계권을 갖고 있는 한 브라질 방송사는 썰렁한 코리아 하우스 분위기를 리포트 하더군요.

그들은 기자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취재진이 왜 이렇게 줄었는지, 한국의 16강 진출이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쉽게 대답을 하기 어려웠지만 "아직은 작은 희망이 있지 않느냐. 축구의 신이 누구에게 미소지을지는 지켜보라"라고 말했습니다. 방송에 나왔는지 안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하는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브라질 취재진이 물러나고 기사 작성을 하고 있는데 마네킹에 입혀져 있던 대표팀의 사인 유니폼이 벗겨져 어디론가 옮겨집니다.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실무자의 선택이었겠죠.

매점 밖에 적재되어 있던 생수, 콜라 등도 건물 안으로 옮겨지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밖에 쌓아두고 문만 잠그고 갔는데 건물 안으로 옮기더군요. 더 이상 음료를 판매 또는 제공할 일이 없다는 뜻이겠지요. 이렇게 우리의 월드컵은 끝나고 마는 것인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리아 하우스에서는 참 재미난 일들과 기억나는 풍경들이 많았습니다. 코리아 하우스 입구에 전시된, 지난달 28일 튀니지와 출정식 당시 팬들이 작은 쪽지에 적은 격려 문구를 하나하나 읽어 봤습니다. "손흥민 3골만 넣어라"부터 "국민들에게 행복을 주세요", "16강 반드시 해낼겁니다, 아자!아자!". "태극전사 승천하라" 등 많은 문구가 적힌 쪽지가 벽에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 격려 쪽지들은 태극기로 형상화되어 있고요.

대표팀을 경호하는 브라질 군인, 경찰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다른 경쟁국가들이 패하거나 실점하는 장면을 보고 좋아하던 일, 또 믹스트존에서 안전 요원으로 활약하면서 "안돼요. 안돼요"라는 한국말을 배워 선수들에게 밀착하지 못하게 취재진을 한국말로 통제해 웃음보가 터졌던 일, 모든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안돼요"라는 말을 배웠던 안전요원 마르헤니아 씨는 기자를 보면서 "안녕하세요"라고 웃더군요. 저는 포르투갈어로 같은 뜻인 '봉지아(Bom dia)'로 화답했습니다. 그 인사도 그 날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물론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대표팀이 16강에 오르면 기자도 다시 이구아수로 향할 겁니다. 조예선 탈락하면 상파울루에서 귀국길에 오르겠지요. 그래서인지 마르헤니아 씨는 기사 작성을 마치고 코리아 하우스를 나가는 기자에게 "굿바이"가 아니라 "굿 럭"을 외쳤습니다. 극적인 행운으로 16강에 올라 다시 이구아수에서 만나자는 인사겠지요.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홍명보호가 온갖 비관론을 시원하게 차서 날려버리고 기적의 주인공이 된다면 그보다 더 극적일 수는 없겠지요. 이구아수가 약속의 땅일지, 조용한 마무리의 땅일지 궁금해집니다.

<⑮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상파울루(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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