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스켈레톤]윤성빈은 두쿠르스를 꿈꿨고 김지수는 윤성빈을 꿈꾼다


6위 김지수의 야심 "4년 동안 채워 라이벌 되고 싶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지금부터 한 트랙씩 경험하면 잘되지 않을까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은 '아이언맨'이자 '스켈레톤의 황제' 즉위식을 치른 윤성빈(24, 강원도청)이다. 윤성빈은 16일 강원도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1~4차 주행 합계 3분20초55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 썰매 종목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윤성빈의 금메달은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었고 실제로도 순항했다. 380회나 트랙을 익히는 등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두쿠르스의 주행법 등도 하나씩 익히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윤성빈과 함께 트랙에 적응했던 인물도 있다. '깜짝'이라는 표현을 하기에는 생각 이상으로 능력을 발휘한 김지수(24, 성결대)다. 2013년 부상으로 육상에서 스켈레톤으로 종목을 전환해 5년 만에 세계 6위가 됐다.

김지수는 고교 시절까지 육상 선수(멀리뛰기)였고 특기생으로 대학에 들어갔지만 심한 발목 부상으로 포기했다. 하지만, 2014년 스켈레톤 대표 선발전이 인생을 바꿔 놓았다. 지도 교수에게 듣고 과감하게 도전했는데 선발됐다.

기량을 연마하던 김지수는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봅슬레이경기연맹(IBSF) 월드컵 5차 대회에서 이름을 알렸다. 1, 2차 주행 합계 1분47초25로 7위를 차지했다. 덕분에 2016~2017 시즌 세계 랭킹 31위에서 2017~2018 시즌 25위로 올라섰다.

월드컵 4번째 출전에서야 10위 안에 들어가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용 감독 등 모두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윤성빈의 훈련 파트너이자 경쟁자가 되기에 충분한 기량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수는 올림픽 1, 2차 주행에서 50초80과 50초86을 기록했다. 각각 4위와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3, 4차 주행에서는 50초51과 50초81이었다. 전체 3분22초98로 6위, 윤성빈과는 2.43초 차이나 났다. 하지만, 3분22초20을 기록한 3위 돔 파슨스(영국)와는 0.78초였다.

대회 경험을 많이 한다면 얼마든지 격차를 좁히는 것이 가능하다. 김지수는 평창이 끝남과 동시에 2022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그는 "아직 아시안게임에는 봅슬레이나 스켈레톤이 없다. 종목이 만들어져서 활성화가 됐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동갑내기 친구 윤성빈은 우상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의 장점만 이식하며 성장해 금빛 영광을 봤다. 김지수는 당연히 윤성빈을 본다. 참고 자료가 가까이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다.

두쿠르스는 3차 주행까지 2위를 유지했지만 4차 주행 4코너 부근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며 3분22초31로 4위에 그쳤다. 2006 토리노 7위, 2010 밴쿠버와 2014 소치 은메달에 그쳤던 두쿠르스는 올림픽 금메달과 지독히 인연이 없이 '신(新) 황제' 윤성빈에게 중심 역할을 내줬다.

그런 두쿠르스를 두고 윤성빈은 "두쿠르스는 평소에 닮고 싶은 선수였다. 제 시대가 오고, 그 선수의 시대가 갔다는 표현은 아니라고 본다. 그는 나의 우상이다. 영원히 우리 스켈레톤에 남아 있어야 할 선수다. 그런 이야기들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존경과 존중을 잊지 않았다.

김지수의 두쿠루스는 당연히 윤성빈이다. 그는 "스켈레톤 시작 후 (윤)성빈이를 따라 하기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많이 연습하면 될 수 있을까 싶어 여기까지 왔다. 더 연구하고 성빈이처럼 되기 위해 공부를 하다가 보면 언젠가는 라이벌이 될 수 있지 않을까"며 밝은 미래를 꿈꿨다.

김지수의 장점은 굵은 허벅지와 근육으로 뭉친 팔뚝이다. 체중을 늘리면 가속도도 붙어 하루 여덟 끼를 먹는 고충도 마다치 않았다. 하지만, 김지수는 "살을 찌우는 것은 뼈가 굵어서 그런지 힘들지 않더라. 허벅지는 (윤성빈과) 비슷한데 종아리는 모르겠다"며 좋은 체형 늘리기는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직 더 국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다. 김지수는 "선수 경력이 짧다. 유럽의 경우 경험한 트랙이 한 곳에 불과하다. 미국도 경험은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 유럽 위주의 트랙 준비를 해야 한다"며 "하나씩 4년 동안 채우면 언젠가는 (바라던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며 철저하게 윤성빈의 모든 것을 흡수해 라이벌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당당하게 밝혔다.

조이뉴스24 평창=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스켈레톤]윤성빈은 두쿠르스를 꿈꿨고 김지수는 윤성빈을 꿈꾼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