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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BIFF]"상처 받은 이들을 위해"…문근영 '유리정원'(종합)


"소설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기분 느껴달라"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소설 같은 영화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에 첫선을 보였다. 숲 속을 배경으로 상처 받은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고 신비롭게 풀어낸 '유리정원'이다.

15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유리정원'(감독 신수원, 제작 준필름)의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 임정운, 신수원 감독 등이 참여했다.

'유리정원'은 홀로 숲속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 재연(문근영 분)과 그녀를 훔쳐보며 초록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해 소설을 쓰는 무명 작가 지훈(김태훈 분)의 이야기다. 지훈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 이야기가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충격적인 비밀을 그린 내용이다.

'유리정원'은 식물을 소재로 한다. 신수원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인간도 동물이다. 생존을 위해 무언가를 뺏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물론 식물의 세계에도 미세한 전쟁이 벌어지지만 동물과 다르다. 식물은 태양과 물만 있으면 살 수 있다. 누군가를 해하지 않고 생명을 준다. 여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혔다.

문근영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소설 한 편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감정과 숲의 묘사들이 묘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며 "이런 분위기를 가진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특히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문근영은 "재연이라는 캐릭터는 상처를 받고 무너지는 경험을 하면서도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이 인물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고 싶었다"며 "가능하면 영화를 보시는 분들에게 이것들을 잘 전달하고 싶은 욕심과 애정이 생겼다"고 말했다.

'유리정원'에서는 숲이 배경이다. 숲 속의 분위기는 영화에 판타지 느낌을 더한다. 신수원 감독은 "판타지가 영화에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적인 숲이 촬영장소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제주도까지 찾아갔지만 없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촬영 현장인 오지에 들어가는 순간 고목나무 광경이 펼쳐졌다. 판타지처럼 느껴졌다"며 "촬영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여기에서 해야겠다'는 생각들었다. 기괴한 나무 형태도 CG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근영은 숲에서 연기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문근영은 "감독님과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촬영을 하기도 했지만 숲이라는 공간이 주는 분위기, 인물이 처한 상황 등이 저에게 영향을 줬다"며 "이런 감정적인 흐름에 좀 더 집중했다. 그 흐름을 타려고 노력했다"고 거듭 밝혔다.

극 중 어떤 장면이 가장 좋았냐는 질문에 김태훈은 "문근영과 왈츠를 추는 장면"이라며 "행복하기도 하고 마음 아픈 장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숲이 주는 분위기를 언급했다. 김태훈은 "밤에 그 장면을 찍었는데 숲이 주는 공기와 느낌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근영은 가장 가슴 아픈 대사를 꼽았다. 문근영은 "극 중 지훈이 재연의 손을 잡아주는 장면이 있다. '손이 참 따뜻하다'라는 대사"라며 "재연이 여태껏 겪은 외로움과 아픔을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것조차 소극적이지만 처음으로 하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임정운은 '유리정원'에 대해 "인간이 상처받고,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저도 많이 느꼈다"며 "따뜻한 마음으로 봐달라"라고 말했다. 서태화는 "'순수한 건 오염되기 쉽다'라는 영화 카피처럼, 순수한 것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를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문근영은 "다수의 의해 규정돼 상처와 소외 받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라며 "영화의 대사처럼 나무는 서로 해하지 않고 같이 사는 방법을 택한다. 우리도 나무처럼은 아니더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법을 같이 고민해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수원 감독은 "특히 숲과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며 "영화이지만 소설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껴달라"라고 말했다.

한편, '유리정원'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부산=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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