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창간9년]지상파 안 부럽다…케이블은 모험의 토양


'꽃할배' '나인' '댄싱9' '응답하라' 등 양질 콘텐츠 선보여

[권혜림기자] CJ E&M 채널들을 필두로 한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들은 올해도 특유의 신선한 모험들을 감행했다. 여기에 이미 확고한 팬층을 자랑하는 프로그램들의 새 시즌 역시 출격,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나영석 PD의 tvN '꽃보다 할배', 국내 최초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표방한 김용범 CP의 Mnet '댄싱9', '하이킥' 시리즈를 연출한 김병욱 감독의 새 시트콤 '감자별 2013QR3'(이하 감자별) 등은 스타 수장들의 이름값을 톡톡히 보여줬다. 지난 2012년 방영된 tvN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선을 보이고 있는 신원호 PD의 '응답하라 1994'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방영된 tvN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이하 나인)'은 빈틈없는 서사,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았다.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했던 '슈퍼스타K'는 다섯 번째 시즌으로 다시 시청자를 만나고 있고, 미국의 오리지널 포맷 'SNL(Saturday Night Live)'을 들여온 tvN 'SNL 코리아' 역시 시즌제에서 상시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뒤 순항 중이다.

지상파 프로그램들이 선뜻 시도하지 못했던 신선한 포맷이 과감히 제작으로 이어지며 케이블 프로그램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올해를 빛낸 케이블 프로그램들을 짚어봤다.

'꽃할배'부터 '댄싱9'까지, 케이블 예능 빛낸 옥석들

방영 내내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엎으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꽃보다 할배'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을 연출한 나영석 PD가 CJ E&M으로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평균 나이 76세 어르신 배우들이 직접 주인공이 돼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리얼리티 예능이었다. 맏형 이순재를 주축으로 둘째 신구, 셋째 박근형, 막내 백일섭과 43세 젊은 피 이서진이 한데 뭉쳤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방영된 '꽃보다 할배'는 다시보기 매출 1위를 기록하고 배우들이 CF계 블루칩으로 떠오르는 등 그야말로 지상파 프로그램 부럽지 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여기엔 이제껏 본 적 없는 신선한 감흥이 한 몫을 했다. TV와 영화 속에서 존재감 뚜렷한 노배우로 활약한 이들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안방에 공개됐고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배우들이 노년기 일생일대의 여행을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 역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대선배 배우들의 가이드이자 운전기사, 통역사를 도맡아야 했던 젊은 짐꾼 이서진의 고군분투도 '꽃보다 할배'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일각에선 '꽃보다 할배'의 최대 수혜자로 이서진을 꼽을 정도. 여행 내내 조용한 배려로 어른을 향한 공경을 드러내면서도 "너무 힘들어 국경을 넘고 싶었다"는 가감없는 고백을 하던 그의 솔직담백함에 온 시청자들이 호감을 표했다.

유럽편에 이어 방영된 대만편 역시 호응을 얻었고 여배우편 '꽃보다 누나' 역시 11월말 방영을 준비 중인 상태. 나 PD가 선보인 배낭여행 시리즈가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꽃보다 할배'는 창간 9주년을 맞은 조이뉴스24가 방송사 PD·영화제작자·매니저·연예부 기자 등 연예계 관계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0.5%(101표)의 지지로 지상파 프로그램을 위협한 올해 최고의 기획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의 선전도 올해 케이블 방송가의 빼놓을 수 없는 이슈였다. '댄싱9'은 Mnet '슈퍼스타K' 1·2·3 시즌을 이끌었던 김용범 CP의 모험이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주목받았다. 본격적인 방영 전부터 스트릿·발레·현대무용·비보잉·댄스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에서 최고로 인정받아 온 이들이 한데 모일 것이 예고돼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각 부문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홍수를 이뤘지만 '댄싱9'은 춤꾼들이 시청자들의 집중적 관심을 받으며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유일한 무대였다. 내로라하는 현대 무용수가 스트릿 댄스를, 댄스스포츠 선수가 비보잉을 소화하는 순간들은 절로 감탄사를 자아냈다. 호응에 힘입어 '댄싱9'은 오는 2014년 시즌2를 준비 중이다.

웰메이드 '나인'·돌아온 '응답하라', 지상파 안부러웠던 라인업

지난 3월 방영된 '나인'은 올해 방영된 케이블 드라마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콘셉트와 완성도를 자랑했다. 3년 간의 기획 기간을 거쳐 안방을 찾았고 첫 방송 전 이미 8회 분량의 촬영을 마무리한 상태였다. 준 사전제작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돼 드라마의 서사와 배우들의 연기 모두 안정적이었다는 평을 얻었다. 소위 '생방송'이라 일컬어질만큼 급박하게 이뤄지는 지상파 드라마 촬영 환경과는 상반된 모양새다.

드라마는 지난 2012년 숱한 드라마들이 차용했던 타임슬립이라는 설정을 그야말로 '가지고 놀며' 빈틈없는 줄거리를 구성해냈다. 현재와 20년 전 주인공 선우(이진욱 분)를 둘러싼 사건들의 앞뒤가 맞아 떨어지는 순간, 시청자들은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숨가쁜 전개 속에서도 무리한 짜맞추기 없이 탄탄한 논리와 개연성을 갖춘 이야기가 매 회 안방을 찾았다.

'나인'은 미국에 포맷을 판매해 현지 리메이크를 앞두고 있다. '가십걸'(GOSSIP GIRL), '디 오씨'(The O.C), '캐리 다이어리'(The Carrie Diaries)을 제작한 미국 유명 제작사 '페이크 엠파이어 엔터테인먼트(Fake Empire Entertainment)'에서 제작을 맡았고, 미국 지상파 채널인 ABC 방송사에서 방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방영돼 1990년대 복고 열풍을 일으켰던 '응답하라 1997'은 '응답하라 1994'로 돌아왔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다시 한 번 뭉쳤다. '1편만한 속편 없다'는 우스개를 되려 비웃듯, '응답하라 1994'는 지난해의 뜨거운 관심을 재현하듯 인기몰이 중이다.

'응답하라 1997'이 신인 서인국과 정은지를 단숨에 스타덤에 올려놨듯, 이번엔 '응답하라 1994'의 주인공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방 촌놈들의 서울 상경기를 그린 이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실제로 사투리를 구사할 줄 아는 배우들이 연기해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쓰레기 역의 정우와 이상민 광팬 성나정 역의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연일 '포텐(Potential)이 터졌다'는 평을 얻는 중. 당대를 떠올리게 하는 소품과 사건, 감성의 고증 역시 흥미진진해 이목을 끌고 있다.

MBC '하이킥' 시리즈는 물론 SBS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 히트 시트콤들을 내놨던 김병욱 감독은 '하이킥' 타이틀을 버리고 '감자별'로 안방을 찾았다. 삶에 대한 재치있는 성찰과 블랙코미디적 웃음은 김병욱표 시트콤의 건재함을 알리며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김병욱 감독과 '하이킥' 시리즈를 함께한 이순재,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에서 만났던 노주현은 '감자별'에 부자지간으로 등장, 새로운 호흡을 선사한다. 청춘 스타 하연수·여진구·고경표·서예지, 감초 연기자 김광규·오영실·금보라 등의 활약 역시 호평을 얻고 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창간9년]지상파 안 부럽다…케이블은 모험의 토양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