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북 현대 중앙 수비수 김기희(26)는 카타르 알 사일리아 임대 시절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알 사일리아 지휘봉을 슈틸리케 감독이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는 것을 확정하고 난 뒤 언론은 그를 직접 경험했던 김기희의 입을 주목했다. 김기희 스스도로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에 올 줄은 몰라 더 그랬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1개월이 지났다. 김기희도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전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후 지난 17일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6차전까지 대표선수로 5경기를 뛰었다.

그 사이 슈틸리케 감독은 얼마나 변했을까. 라오스전을 마치고 19일 귀국해 전북 완주군 봉동읍 클럽하우스로 돌아온 김기희는 "알 사일리아 시절과는 정반대의 분이 됐다. 그 당시에는 팀이 지지 않게 외국인 선수에게만 주문했다. 중동 선수들은 빨리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서 외국인선수들에게 '너희가 해결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전혀 다른 슈틸리케 감독을 보고 있다고 한다. 김기희는 "한국에서는 정말 체계적이다. 훈련 때 콘 하나를 세우는데도 신중하시더라. 대표 소집 때마다 누가 주전이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그런 것들이 경기에 누가 나가더라도 동기부여가 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연결된다"라며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이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부담감을 버리고 경기에 나선다는 김기희는 "경기 나간 11명 모두가 단합이 잘 됐다. 그래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 소집 초기에 이야기를 나눠본 것 외에는 별 말이 없으시다. 감독은 내가 K리그에 올 지 몰랐다고 하시더라"라며 서로 의미 있는 인연으로 묶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
대표팀에서의 자신감과 달리 전북에서는 아쉬움이 남은 해였다. 중앙 수비수지만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김기희는 솔직했다. 그는 "중앙 수비수로 나가지 못해서 처음에는 불만이 생겼었다. 그런데 그 자리 선수가 나보다 많은 스트레스 받는 것을 보고 불평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한 시즌을 참고 버텼음을 고백했다.
희생이라는 말로 포장이 됐지만 조금은 아쉬웠다는 김기희는 "개인적으로 측면에서는 중앙 수비와 비교해 50%의 경기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내년에는 중앙 수비수로 뛰고 싶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조이뉴스24 /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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