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베테랑 이택근은 짐 하나를 내려놨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주장을 맡으며 '맏형' 노릇을 했다. 그런데 내년 시즌부터 변화가 생겼다.
주장 자리를 후배 서건창에게 넘겼다. '솔선수범.' 주장을 맡으며 그동안 이택근은 이말을 가슴에 늘 담아뒀다.
그는 "이제는 새로운 주장이 된 (서)건창이를 중심으로 팀이 돌아가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건창이가 리더십을 잘 발휘할거라고 믿는다"며 주장 자리를 놓은 이유에 대해 밝혔다. 홀가분한 느낌도 있다.

이택근은 "이제는 뒤에서 후배들을 잘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웃었다. 이택근이 주장 역할을 그만두는 것 만큼이나 넥센은 내년 시즌 변화가 많다.
손승락, 유한준, 박병호 등 이택근과 함께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치고 달렸던 동료들이 없다. 손승락과 유한준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새로운 팀으로 떠났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에 입단하며 1년 전 강정호(피츠버그)가 그랬던 것처럼 메이저리거가 됐다.
이택근은 "아무래도 객관적인 전력이 올 시즌과 비교해 약해진 건 맞다"면서도 "유망주들이 잘 성장하고 있고 강정호의 빈자리를 잘 메운 선수가 나온 것처럼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도 많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잘 뭉쳐 시즌을 치른다면 분명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택근이 꼽은 기대주는 야수가 아닌 투수 하영민이다. 그는 "(하)영민이는 재능이 있을 뿐 아니라 누구보다 성실하고 열심히 운동을 하는 선수"라며 "앞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고참선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이택근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그는 손승락, 유한준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원소속팀에 남았다. 이택근은 "다른 곳으로 이적은 단 한 차례도 생각하지 않았다"며 "늘 마음에 두고 편안하게 있었다. 선수생활 마지막까지 팀과 함께 하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택근은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37세가 된다. 선수로서 이젠 적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이를 즐긴다. 그는 "팀이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개인적으로는 남은 FA 계약기간(4년) 동안 매 시즌 150안타 이상을 쳐 2천안타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택근은 지난 2003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다. 올 시즌에도 10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6리(347타수 113안타)를 기록하는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보였다. 지금까지 통산 1천325안타를 쳤다. 2천안타가 오르지 못할 나무는 아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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