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인 '에펨코리아'가 불법 사설 도박을 방조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는 지난 9일 경기남부경찰청에 에펨코리아 운영진을 불법 도박 공간을 제공하고 방조한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인 '에펨코리아'가 불법 사설 도박 운영을 방조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사진은 AI로 생성한 이미지로,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0cd7355e9df3d7.jpg)
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에펨코리아는 재산상 가치를 지닌 사이버 포인트를 이용해 사실상의 도박 시스템을 운영 또는 방조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 불법 도박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에펨코리아의 혐의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해당 사이트는 '잉여력 포인트'라는 사이버 포인트를 운영하며, 이를 이용해 스포츠 경기 등의 결과를 예측하고 베팅하는 일명 '잉토(잉여력 토토)'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커뮤니티 내 '잉여력놀이터' 게시판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이용자들은 포인트를 걸고 경기 승패를 맞히는 방식으로 도박을 벌인다.
이 포인트가 단순한 게임머니를 넘어 재산적 가치를 가지며 실제 현금처럼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조 교장은 "잉여력 포인트는 당근마켓, 번개장터 같은 외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현금으로 환전되고 있다"며 "이는 현행법상 불법 도박 시스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짚었다.
운영진이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하거나 중단하지 않았다는 것도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청소년 등 취약 계층이 이러한 시스템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도박없는학교 측은 "에펨코리아가 잉여력 포인트의 현금화 가능성과 도박성 시스템 운영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잉여력놀이터 운영은 단순한 커뮤니티 기능을 넘어 불법 도박을 유도하는 구조이며, 실제로 이용자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 법 위반 여부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인 '에펨코리아'가 불법 사설 도박 운영을 방조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사진은 AI로 생성한 이미지로,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dcd68b98f7e5c5.jpg)
이에 대해 에펨코리아 측은 포인트의 현금화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에펨코리아 개발 담당자가 올린 '최대 잉여력 전송 제한 추가'라는 제목의 공지에서는 "잉여력 금전 거래를 단속하고 있으나 사이트 외부에서 적지 않게 이뤄진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포인트를 무한히 매입한다는 게시글이나 수십만~백만 단위 이상으로 거래가 의심되는 사용자들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사이트 측은 포인트 전송 기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시 담당자는 "오픈카톡,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을 통해 손쉽게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사용자 간 포인트 전송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는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당장은 보류 중"이라며 "대신 1개의 계정으로 동일 사용자에게 보낼 수 있는 포인트의 최대 한도를 설정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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