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 바라보는 시선, 민·관 온도차 뚜렷


업계는 심각한 위기, 정부는 지표 상승한다며 입장차

[문영수기자] 게임업계는 '심각한 위기'를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지표가 좋다'는 견해를 드러내며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민관의 온도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위기의 게임산업, 대안은 있는가'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정부 및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의 게임 산업에 대해 낙관과 위기라는 상반된 입장차를 드러내며 미묘한 기류를 형성했다.

이날 행사는 강은희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등 게임 관련 정부부처가 모여 게임 정책을 비교 분석하고 게임산업의 회생 전략을 모색하고자 마련한 것이다.

◆ 학계-게임업계 '게임산업은 심각한 위기'

이날 학계와 게임업계 참석자들은 현 게임산업을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보고 시의적절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 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 게임산업의 전성기는 끝났고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며 "정부의 게임정책이 과거 게임산업 성숙기 시절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위 교수는 게임산업이 성장기를 지나 '쇠퇴기'에 이르렀다고 규정하며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이 이러한 결과를 낳은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진흥과 규제를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이 게임업계에 혼선을 야기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시켰다는 것이다.

위 교수는 이 자리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게임 정책에 대해 100점 만점 기준의 전문가 평가를 제시하기도 했다.

역대 게임학회장 4인과 교수, 언론인 등 13년 이상 경력을 지난 13인의 전문가들이 매긴 평가에 따르면 문체부의 진흥과 규제 정책에는 각각 48.7점과 43점이 매겨졌고 미래부는 49.2점, 보건복지부의 규제 정책은 36.2점을 받았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도 "문화이자 놀이인 게임을 정부가 규제하는 통에 어느새 한국 게임산업은 중국에 안방을 다 내줬다"며 "지금은 중국이 국내 게임사들에 대해 '갑질'을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때 국내 게임사들의 '텃밭'으로 알려진 중국 게임시장의 위상이 최근 달라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이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지금은 게임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게 맞다"면서 "요즘은 100개의 게임을 중국에 가져가도 단 하나도 계약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조만간 국내 대형 게임사와 중국 거대 자본과의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 정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현상일 뿐'

게임업계 종사자와 학계가 일관적으로 게임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강조한 것과 달리 정부는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률이 다시 성장세로 접어든 만큼 위 교수의 '쇠퇴기'라는 표현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지난해 한국 게임시장이 전년대비 2.6% 성장한 9조9천706억 원에 이른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최성희 과장은 "위 교수께서 게임산업의 쇠퇴기라고 하셨는데, 기존 온라인 게임 중심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일 뿐"이라며 "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발표한 2014년 국내 게임시장은 다시 성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김정삼 과장 또한 "게임산업이 쇠퇴기에 있다기 보다 새로운 플랫폼이 태동해서 기존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미래부는 적극적으로 문체부와 협력해 가상현실 등 새로운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류양지 과장은 "게임을 미래 먹거리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 중독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입고 있는 청소년들도 있다"며 "긍정적 면과 어두운 면이 함께 고려된 균형 잡힌 발전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게임과 게임산업에 대한 지나치게 부정적인 인식과 과도한 규제를 완화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 보호 등을 위해 규제할 것은 규제해야 하겠지만 콘텐츠 산업으로서의 중요성과 미래 잠재력을 인정해 게임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문종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도 "국내 게임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오늘 정책토론회는 매우 의미가 크다"며 "게임산업을 규제의 대상이 아닌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문화산업의 한 축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생산적인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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