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이 풀어놓은 자금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에,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원자재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5월 한 달간 1조원 가량의 자금이 유출됐다. 하루 순유출 규모가 1천억원을 초과하기도 했다.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는 5월 중 2천억원의 투자자금이 유입되며, 4개월 연속 자금 순유입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펀드를 해약해 해외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브릭스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고 있다. 올 들어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선물 가격은 45%나 올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42%, 우리 경제에 영향 미치는 두바이유 선물도 61%나 올랐다.
하지만 추가상승 여력에 의문을 품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원자재에 투자해야 손해 보지 않을까.
◆조정 노려 단기 투자하라
대신증권 김순영 선임연구원은 향후 원자재 펀드에 가입해 얻을 수 있는 '10%+α(알파)' 정도라고 예상했다.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고객들의 기대 수준에 비해 다소 낮다. 김 연구원은 "유가가 너무 올라 상승여력이 적다"며 "하반기에는 완만한 상승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투자 기간도 장기보다는 단기 쪽을 권고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간 투자보다는 2~3달, 6달 정도의 단기간 상승세를 노려 들어가는 게 좋다"며 "몇 달간 많이 오른 만큼 조정이 예상되므로, 조정 기간에 가입해 하반기까지 가면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가의 경우 최근 투기세력의 유입 및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오버슈팅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대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수파생보다 주식 노려라
같은 원자재 펀드라도 원유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이 있고, 원유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지수형'이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임진만 펀드투자분석부 대리는 "하반기 주식시장이 크게 침체될 것이라고 보지 않고, 원유가도 상승 추세에 있어 두가지 상승 효과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주식형이 좀 더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많다"며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임 대리는 "하반기 경기침체가 둔화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으므로, 회복단계에 들어서면 원자재 수요 및 위험자산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수형 역시 상대적으로 반등하겠지만, 주식형보다는 반등 폭이 작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를 누리기 위해 브릭스 등에 투자하는 것은 다소 신중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원유·상품가 상승으로 최근 러시아가 많이 급등했고 브라질도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같은 브릭스 내에서도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나 브라질은 수입 가격 상승으로 주가 상승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펀드도 수익률 천차만별
원자재 펀드라고 무조건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펀드에 따라 평균수익률을 크게 초과하는 수익을 안겨주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평균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이는 펀드들도 있다.
펀드 리서치 사이트 에프엔가이드가 시중 원자재 관련 펀드 800여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원자재 펀드는 올 들어서만 평균 33%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중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펀드는 63.73%의 수익률을 기록한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천연자원증권자투자신탁A다. 반면 PCA투신운용의 PCA글로벌기초산업증권자투자신탁I- 1[주식]Class C는 연초 이후 9.8%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쳤다.
이밖에도 높은 수익률을 올린 펀드는 슈로더투신운용의 슈로더이머징마켓커머더티증권자투자신탁B종류A(주식)로, 연초 이후 56.18%의 수익률을 올렸다.
또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H)Class A는 44.67%,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포커스이머징원자재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 1)은 41.76%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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