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대장주 NHN이 27일을 마지막으로 코스닥시장을 영원히 떠났다.
코스닥 시장에서 머무른 6년간 NHN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지난 2002년 상장 당시 3천20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6년 사이 5조6천억원으로 불어났다. 743만주였던 주식수도 4천810만주로 7배나 늘었고, 자본금도 37억원에서 241억원으로 7배 이상 늘었다.
코스닥 유망주에서 대장주로, 다시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가기까지 NHN이 남긴 증시 발자취를 더듬어 봤다.
◆2전 3기로 입학한 코스닥
코스닥 '대장'에게도 신출내기 시절은 있었다.
상장 전부터 NHN은 진통을 겪었다. 비상장 인터넷 기업 중에서도 알짜배기로 손꼽혔던 NHN이 상장심사에서 두 번이나 미끄러진 것.
당시 NHN에 지분을 투자했던 새롬기술이 출자문제로 딴지를 걸었던 것이 문제였다.
결국 이해진 사장이 보유 지분을 새롬측에 저가에 매각하겠다고 합의하며 2002년 10월 코스닥 입성이 이뤄졌다. 1년 만에 새롬기술은 19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상장 다시 공모주 청약 경쟁만 500대 1이 넘었고, 시초가는 공모가 2만2천원의 두 배인 4만4천원으로 치솟았다. 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시가총액인 4천250억원도 가볍게 역전했다.
◆호재·악재 적절히 대응
상장을 기다렸다는 듯 여러가지 대내외 악재가 터졌지만, NHN은 적절히 대처하며 기업 가치를 키웠다.
NHN 상장 직후 터진 이라크전은 국내외 경기 불안을 가중시켰지만, 뉴스가 모이는 포털에는 오히려 호재였다.
NHN이 2004년 말 발표한 뉴스 인기검색어 50위권 안에는 '김선일' '포로학대' '자이툰' 등 이라크전 관련 이슈가 빠지지 않았다. 대통령 탄핵 역시 포털 트래픽 증가를 도왔다.
NHN은 이같은 상황에서 메인 화면 개편, 서비스 추가 등을 통해 '네이버'로 네티즌들을 끌어들여 결국 2004년 다음을 누르고 점유율, 순방문자수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 기간 여러 건의 특허침해건에 시달리며 고생하기도 했다. 2002년 10월 말 아하넷이 NHN의 인터넷 리서치센터 '폴에버'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법원에 특허침해 가처분신청을 낸 것.
2003년도에는 소프트아이네트 등에 키워드 검색광고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당했고, PC방 점주들과도 게임 특허를 놓고 분쟁이 일어났다.
◆주가 급상승…코스닥 황제주 등극
2004년, 포털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이후 NHN은 새로운 모험을 시도한다.
이때 NHN은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2004년도와 2006년도 2차례에 걸친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내부 유보자본으로 주식수를 늘리는 무상증자는 유동성 확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칫하면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그러나 NHN의 주가는 2006년 무상증자가 실시된 이후 오히려 급등했다.
주가는 2004년 11월 14일 3만6천600원에서 최저점을 기록한 후 1년6개월만인 2006년 5월 3일 34만5천500원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2007년 10월 25일 14조1천150억원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코스닥 대장주로 자리잡았다.
다음, 엔씨소프트 등 1세대 인터넷주들과의 시가총액 경쟁에서도 승리하며 인터넷 업종 대표주로도 자리를 굳혔다.
◆하락장 속에서 1등 지위 '흔들'
그러나 2007년 전 세계를 흔든 금융위기가 찾아오며 NHN의 아성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2007년 10월 말 장중 30만원에서 고점을 기록한 NHN 주가는 외국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장기간 하락했다. 57%(2007년 4월 기준)에 육박했던 높은 외국인 비중이 문제였다.
악재는 연달아 찾아왔다. 신규 사업인 게임업종에서 사행성 논란이 불거졌고, 촛불시위 사태를 겪으며 '넷심' 이탈도 겪었다.
최근 1년만에 NHN주가는 장중 10만원이 무너지며 3분의 1 토막이 났다. 시가총액도 1년만에 14조원에서 5조원으로 감소했다.
그 와중에 NHN은 유가증권시장 이동을 결정했다. 코스닥 시장에 있기에는 지나치게 몸집이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시장 이전후 별다른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KTF, 엔씨소프트 등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이들과 코스닥과 KRX 이사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NHN은 지난 25일 코스닥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27일을 마지막으로 코스닥 시장을 떠난 NHN의 종가는 11만6천600원이었다. 6년 전 2만2천원 공모가 대비 5배 늘어난 규모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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