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류한준기자] 1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화려한 폐막식을 끝으로 2012 런던올림픽이 모두 끝났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최고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임원 129명, 선수 245명으로 구성된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를 맞아 금메달 10개 이상과 종합순위 10위 이내 진입인 '10-10'을 목표로 삼았다. 22개 종목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은 최종 성적 금 13, 은 8, 동메달 7개 등 모두 28개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순위 5위에 올랐다.

목표로 했던 '10-10'을 뛰어넘은 한국 선수단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때와 같은 수의 금메달(13개)을 기록하며 아시아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또한 종합순위 5위는 안방서 열렸던 지난 1988 서울올림픽에서 종합 4위(금 12, 은 10, 동 11)를 차지한 이후 최고 성적이다. 원정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다.

미국이 금 46, 은 29, 동 29로 총 메달 100개를 넘기며(104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중국(금 38, 은 27, 동 22)이 2위로 그 뒤를 이었으며 개최국 영국(금 29, 은 17, 동 19)이 3위로 체면을 지켰다. 4위는 러시아(금 24, 은 25, 동 33)였다.

전통적인 유럽의 스포츠 강국 독일(6위), 프랑스(7위), 이탈리아(8위) 등이 모두 한국보다 순위표 아래에 위치했고, 일본(금 7, 은 14, 동 17)은 11위로 톱10 안에도 들지 못했다. 북한이 금메달 4개를 따내며 의외로 선전해 20위에 랭크됐다.

한국 선수단에게 이번 대회 첫 메달을 가져다 준 종목은 사격으로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진종오(KT)가 금메달을 따냈다. 또한 대회 마지막날 복싱 한순철(서울시청)이 라이트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메달 레이스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 선수단이 '10-10'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효자종목'인 양궁과 사격에서 각각 3개씩 모두 6개의 금메달을 거둬들인 것이 컸다. 또한 금메달 2개에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쓸어담은 펜싱의 선전도 눈부셨다.

양궁은 런던에서 남녀 개인전을 모두 휩쓸고 여자 단체전에서도 시상대 맨 윗자리에 올랐다. 여자 양궁대표팀 에이스인 기보배(광주광역시청)는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2관왕을 차지했다. 남자 개인전 첫 올림픽 우승을 차지한 오진혁(현대제철)도 빛났다.

사격에선 진종오가 역시 듬직했다. 진종오는 10m 공기권총에 이어 50m 권총에서도 '금빛 총성'을 울렸다. 특히 진종오는 50m 공기권총에서 2008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땄다. 김장미(부산시청)가 여자 25ｍ 권총에서 금메달을 보태 사격은 이번 대회 금 3개, 은 2개를 기록했다.

펜싱은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멈춰버린 1초'로 눈물을 흘린 신아람(계룡시청)과 '에이스' 남현희(성남시청)의 노메달로 초반 분위기가 가라앉았으나 최병철(화성시청)의 남자 플뢰레 개인전 동메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정진선(화성시청)의 남자 에페 개인전 동메달로 기세가 오른 한국 펜싱은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 나선 김지연(익산시청)이 한국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이자 사브르 종목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여자 플뢰레 대표팀의 단체전 동메달에 이어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 정상을 차지하는 너무나 값진 수확을 거뒀다.

유도도 펜싱처럼 초반 오심 논란에 시달렸고 금메달이 유력하던 남자 73kg급 왕기춘(포항시청)이 노메달에 그쳐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판정번복 해프닝의 피해자가 된 조준호(한국마사회)가 남자 66kg급에서 동메달을 차지했고 김재범(한국마사회)이 2008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에 그친 한을 풀면서 남자 81kg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베테랑 송대남(남양주시청)이 남자 90kg이하급에서 금메달을 추가했다.

남자 체조의 양학선(한국체대)은 도마에서 최고 난도인 '양학선'과 '스카라 트리플' 기술을 앞세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학선의 금메달 획득으로 한국 체조는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1960 로마대회 이후 52년 만에 금메달의 숙원을 풀었다.

또한 남자 레슬링에선 김현우(삼성생명)가 그레코로만형 66㎏급에서 금메달을 따내 2004 아테네올림픽 정지현(삼성생명) 이후 8년 만에 다시 한 번 쾌거를 이뤘다.

아쉽게 금메달은 놓쳤지만 박태환(SK텔레콤)은 주종목인 수영 남자 자유형 400ｍ 예선에서 '실격 파동'을 극복하고 라이벌인 쑨양(중국)과 멋진 레이스를 펼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200ｍ 자유형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하는 등 선전했다.

또한 구기종목에서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대표팀은 8강에서 '축구종가' 영국 단일팀을 상대로 1-1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4강 진출에 성공했고 준결승에서 브라질에게 0-3으로 졌지만 3, 4위전에서 일본을 2-0으로 꺾고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우생순' 여자핸드볼의 투혼의 4위, 여자배구의 36년만의 4강 진출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체조요정' 손연재(세종고)는 한국선수로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여자 리듬체조 결선에 올라 개인종합 5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쳐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내 아쉬움을 남긴 종목과 선수들도 있다. 배드민턴은 여자복식에서 불거진 '져주기 경기' 파문으로 선수 4명이 실격 처리되는 등 홍역을 앓았다. 또한 금메달 후보였던 남자복식 이용대-정재성(이상 삼성전기)조는 준결승에서 덴마크에게 덜미를 잡혀 동메달에 그쳤다.

역도에서는 남자 77kg급에 출전한 사재혁(강원도청)이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했고 장미란(고양시청)도 부상 때문에 여자 최중량급에서 4위에 머물렀다.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런던(영국)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