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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주] VC업계 자율조정위 활동 아쉽다


 

"투자업무가 술술 풀리고 있어서 창업투자사 공시 시스템에 올리거나, 언론에 알릴만한 소식이 많지만 선뜻 나서기가 좀 부담스럽습니다."

요즘 다각도로 출자를 유치해 전성기를 맞고 있는 A 창투사 사장의 말. 사업이 잘되고 있어 일반에 모범사례로 알리고 싶지만, 여타 창투사들의 질투와 시기 어린 눈초리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기가 꺼려진다는 것이다.

해외 합작투자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는 또 다른 창투사의 사장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부 측이 너무 '편애'를 하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질시 때문에 계약규모가 반 토막 나는 일을 겪었다고 밝히기도 한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업체들에 있어 올 해는 다각도로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벤처 붐 이후 부실과 비리라는 악재를 털어버릴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또 정부의 벤처 활성화 대책 및 코스닥 시장의 활황으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이제 벤처캐피털 스스로 일반에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고, 그간 농축된 부정적 이미지를 날려버려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올 초 한국벤처캐피털협회를 중심으로 2005년을 신뢰회복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출해오지 않았는가.

그러나 업계 내에서는 아직까지 자랑할 것을 자랑하는 일에 대해 쓸데없이 나선다거나, 잘난 척 한다는 식의 감정 섞인 반응이 흔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벤처 쇠퇴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벤처캐피털 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갈등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100여 개에 이르는 창투사들은 공동으로 투자를 진행한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회수 과정에서 자사 이익의 확대에만 주력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가 하면 투자한 회사가 실패한 경우에는 책임을 서로에 떠맡기는 일 또한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이처럼 업계 내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서야 일반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을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지난 5월 무렵 결성된 벤처캐피털 업계 자율조정위원회의 활동이다. 당시 정성인(현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 대표) 인터베스트 사장을 위원장으로 출발한 자율조정위는 업계 내 갈등과 분쟁을 종식시키고, 일반으로부터 신뢰를 쌓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바 있다.

이후 자율조정위는 별도의 출범식을 거치지 않고 벤처캐피털협회 관계자 및 사장단과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업계 내 윤리규정 만들기, 불합리한 정책 개선 건의 등 나름의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최근 정성인 사장이 유한회사(LLC)형 투자조합을 결성하기 위해 위원장 자리를 사실상 내놓으면서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창투사를 관할하는 중소기업청이나 벤처캐피털협회는 업계 내 갈등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자기 집안의 내분을 '모르쇠' 하고 넘어가서야 업계의 발전도, 외부로부터 신뢰회복도 기대할 수 없다.

자율조정위원회를 조속히 재가동하고 벤처캐피털 업계 내 갈등과 분쟁, 그리고 서로에 대한 질시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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