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기자] 지난 9월30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 '2016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포함해 북미, 유럽, 중국, 대만, 와일드카드 지역에서 진출한 16개 팀은 롤드컵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전역을 오가며 열린 이번 롤드컵은 SKT T1이 삼성 갤럭시를 풀세트 접전 끝에 제압하며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경기에서는 맞라인전 강화로 인해 선수들이 선호하는 챔피언 캐릭터가 예년과 달라진 것이 눈에 띈다. 그러나 올해도 한국의 강세가 여전했다는 점은 변함없었다.

◆맞라인전 강제에 의한 원거리 서포터의 부활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7월 '라인스왑'에 이은 빠른 포탑 철거 메타를 봉쇄하기 위해 6.15 패치를 적용했다. 바텀 포탑에 '요새화 버프'가 사라지고 첫 번째 포탑을 먼저 파괴하면 보너스 골드를 얻는 6.15 패치로 인해 사실상 '라인스왑' 전략은 봉쇄됐다.
탑 라이너를 바텀으로, 바텀 듀오를 탑으로 돌리는 '라인스왑'은 상대보다 약한 라인전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전략이다. 특히 한국 팀들이 잘 사용한 '라인스왑'이 막힌 것에 대해 이현우 OGN 해설은 "라이엇이 우리나라 팀을 견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맞라인전이 강제되면서 선수들이 주로 이용하는 챔피언도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동안 보이지 않던 원거리 서포터의 부활이다.
라인스왑이 대세였던 시기에는 알리스타, 브라움, 탐 켄치 등 탱킹형 서포터가 각광을 받았다. 시야 장악 시 적에게 쉽게 끊기지 않을 뿐 아니라 한타에서도 전위에서 아군의 딜러진을 보호하거나 상대의 진영에 뛰어들어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탱킹형 서포터는 원거리 서포터보다 라인전이 약하다. 라인전에서 밀리면 경기 전체를 망칠 수 있는 현재 메타에서 탱킹형 서포터는 사용하기 어려워졌고 그 결과 원거리 서포터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롤드컵에서는 카르마와 자이라, 나미 등이 대세 서포터로 떠올랐다. 보호막과 이동 속도 증가를 아군에게 부여할 수 있는 카르마는 서포터뿐 아니라 미드에서도 여러 번 등장했다.
자이라는 식물을 이용한 강력한 라인전과 적의 움직임을 묶을 수 있는 스킬로 롤드컵에서 맹활약했으며 나미는 아군의 체력 회복과 함께 강력한 군중제어기(CC)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리 신의 활약과 모두의 허를 찌른 미스 포츈
스프링 시즌보다 캐리력은 다소 낮아졌지만 정글러는 여전히 경기의 승패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2016 롤드컵'에서는 니달리, 올라프 등 초반에 빠르게 성장해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챔피언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정글 챔피언은 '리 신'이다. 리 신은 '음파-공명의 일격'과 궁극기 '용의 분노'를 이용한 변수 창출 능력이 뛰어난 챔피언이다. 사용하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 협곡을 지배하거나 아니면 경기를 상대에게 넘기는 '양날의 검'과 같은 캐릭터다.
그라가스, 렉사이 등에 밀려 한동안 나오지 않던 리 신은 이번 롤드컵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우승을 차지한 SKT의 '벵기' 배성웅은 리 신으로 패배의 위기에 몰린 팀을 두 번이나 구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롤드컵 최대의 깜짝 카드는 '미스 포츈'이다. 원거리 딜러로 주로 사용되던 미스 포츈은 이번 대회에서 서포터로 등장해 협곡을 흔들었다. 이번 롤드컵에서 미스 포츈은 라인전은 강력하지만 생존기가 부족한 자이라의 카운터 픽으로 등장해 모두 승리했다.
특히 미스 포츈은 원거리 CC 궁극기를 보유한 애쉬와 조합했을 때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ROX 타이거즈는 세계 최고의 바텀 듀오로 불리는 SKT의 '뱅-울프'를 '애쉬-미스 포츈' 조합으로 공략해 2·3세트를 가져왔으며 삼성 갤럭시도 H2K와의 4강전 1세트에서 이 조합을 사용해 승리를 챙겼다.
◆KeSPA컵에서 다시 한 번 명승부 펼친다
올해 롤드컵은 디펜딩 챔피언 SKT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SKT는 롤드컵 3회 우승과 2연패를 동시에 달성했으며 올해 초 자신들이 전승 우승한 IEM 월드 챔피언십의 내년 시즌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SKT뿐 아니라 ROX 타이거즈와 삼성 갤럭시도 롤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롤드컵 사상 최초로 한국 팀 모두 4강에 진출했으며 결승전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국 팀 내전으로 펼쳐졌다.
특히 우리나라 팀끼리 붙은 4강전 1경기(ROX 대 SKT)와 결승전(삼성 대 SKT)은 최고 수준의 팀플레이가 무엇인지를 전 세계에 알리며 LCK가 최고의 LOL 리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라이엇게임즈의 올해 정규 시즌은 롤드컵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오는 9일부터 한국e스포츠협회(KeSPA)와 라이엇게임즈가 공동 주최하는 '2016 LOL KeSPA 컵(이하 케스파컵)'이 열린다.
대회에는 LCK 서머 시즌에 출전한 10개 팀과 2부 리그 'LOL 챌린저스 코리아 서머'의 콩두 몬스터와 라이징 스타 게이밍(RSG), '2016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KeG)'에서 상위에 입상한 서울특별시와 충청남도 대표팀이 참가한다.
'케스파컵'은 9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개막해 11일까지 3일간 12강이, 13일과 14일 양일간 8강이 진행된다. 4강 및 결승은 '지스타 2016'이 열리는 부산 벡스코 내 오리토리움에서 18일과 19일 이틀간 치러질 예정이다.
/박준영기자 sicr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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