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대표 이용경)가 자사 교환기를 100% 디지털화 했다.
KT는 9일 광화문지점에서 마지막 남은 No.1A반전자교환기 7만4천회선을 철거, AG(Access Gateway)로 대체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로써 '교환기 백화점'이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썼던 우리나라에서 아날로그 교환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표적인 아날로그 교환기인 M10CN 교환기는 벨기에 BTM사 제품으로 지난 79년12월16일 서울 당산전화국에 첫 설치됐고, NO.1A 교환기는 미국 웨스턴일렉트릭사 제품으로 81년 서울 을지전화국에서 첫 설치됐었다.

이들 아날로그 교환기의 모델제품은 KT의 용산 통신박물관에 비치돼 사료로 남게 된다. 또 주요 자료들은 타임캡슐에 영구보관된다.
KT가 이날 모든 교환기를 디지털화 함으로써 발신자정보표시서비스와 현재 준비중인 통화연결음서비스(일명 컬러링) 등 신규서비스 제공가능지역이 확장되고, 착신전환, 통화중대기 등 부가서비스 용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KT는 아날로그 교환기를 AG로 전환함에 따라 차체 구축중인 차세대 네트워크(NGN:Next Generation Network)로 발전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KT는 지난해 8월 울산에 8천회선 규모의 AG를 설치한데 이어 이날 7만4천회선을 AG로 개통해 총 234만8천회선을 커버하게 됐다. AG는 통신망의 접속부분을 커버하는 핵심장비로 전화, 데이터, 영상 등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장비로 통합 수용할 수 있다.
KT는 내년부터 차세대 교환기인 소프트스위치를 도입, 오는 2010년까지 유·선을 통합처리할 수 있는 NGN을 구축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용경 KT 사장과 업체 대표 등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사장은 “이번 행사는 네트워크 디지털화 완성을 기념하는 자리이지만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250만 회선에 이르는 방대한 시설을 안정적으로 전환하여 네트워크 디지털화 완성에 기여한 직원들과 협력회사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우리나라 반전자교환기의 역사
반전자 교환기는 우리나라 전화적체 해소의 주역으로 지난 79년말 영동과 당산지역에 M10CN교환기가 최초로 도입된 이후 전화망의 한 시대를 풍미하다 2003년 6월 9일 완전히 철거돼, 도입된 지 24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이번에 철거된 광화문 지사의 No.1A 교환기는 84년에 설치되어 햇수로 20년 동안 서비스를 제공해 왔었다.
이 반전자교환기는 7~80년대 국가적인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당시, 정보통신 기술 후진국으로 교환기를 자체 개발하지 못하고 해외에서 턴키방식으로 도입하기 시작해 사용해 전화적체 해소와 국내 교환기 기술 개발에 크게 도움을 줬다.
그러나, 국내 최초 국산 전자교환기인 TDX시리즈가 개발되고, 전격 보급되는 등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최근의 통신시장 환경에서 구형교환기로 전락하게 되었고, 심지어 시외전화 사전선택제, 발신자정보표시서비스(CID) 등 신규서비스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여 전화사업의 걸림돌로 취급 받아 왔다.
한편, 우리나라의 전화사업의 발전 상황을 보면, 79년 말 반전자 교환기 도입 당시 한국의 통신사업은 정부 산하에 있었으며, 한국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전화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해 사고 팔 수 있는 백색전화는 한대당 값이 집 한 채 값에 달하기도 했다.

국내개발 기종인 TDX시리즈가 92년부터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전화적체는 빠르게 해소 되었고, 이후 TDX-10, 최신기종인 TDX-100까지 개발되어 대다수의 구형 교환기들이 대체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유선전화수요는 IMF직전인 1997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IMF를 겪는 중에 일시적으로 감소하기도 했고, 이후 정체상태에서 미약하게나마 증가해 현재 2400만에 달하는 교환시설를 확보하고 있다.
98년 이후에는 비약적인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이동통신(셀룰러, PCS)이 급속히 대중화 되면서 통신 패러다임이 유선전화에서 무선이동전화로 급격하게 이동했다.
데이터통신 또한 전화망 기반의 PC통신(Dial-up모뎀)에서 ADSL기반 초고속인터넷으로 급속하게 이동해 지금의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KT의 전화매출액은 정체기를 거쳐 감소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이 줄어들었고, 반전자교환기 대체에 어려움이 큰 부담이 되었다.

지난해 2002년부터 시작한 반전자교환기 철거는 이후 엑세스게이트웨이로 대체되어, NGN구축에 있어서 선진 통신사업자보다 한발 앞서 구축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NGN은 가입자의 음성, 인터넷,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서비스를 하나의 패킷기반 장비인 엑세스게이트웨이(Access G/W)에 수용하여 대용량의 패킷처리 제어가 가능한 소프트스위치(Softswitch)에 접속함으로써 이용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
이처럼 M10CN, No.1A 반전자교환기는 우리에게 초창기 만성적인 전화적체 해소, 전자교환기 운용보전기술 습득, 국산 TDX 교환기 개발 밑거름 등 수많은 애환과 서비스에 기여를 하고 통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퇴역 장성과 같은 존재로 기억될 것이다.
◆ 전화교환기의 변천
▲ 전화 교환기(Telephone Exchange) 발전 및 도입 ⇒ 자석식 교환대 : 1896년 ⇒ 공전식 교환대 : 1908년 ⇒ 기계식 자동교환기 : 1935년 ST, 1960년 EMD ⇒ 반전자 교환기 : 1979년 M10CN, 1981년 No.1A) ⇒ 전전자 교환기 : 1982년 No.4<시외>, 1983년 AXE-10<시외>, 1986년 TDX-1, 1989년 S-1240, 5ESS, 1991년 TDX-10, 1999년 TDX-100 ⇒ 차세대교환기(Softswitch) : 2004년 도입 예정.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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