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프로토스와 함께 트라이앵글의 한 축을 형성했던 인간종족 테란(Terran). 지구를 떠나 외계의 행성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구축한 이틀은 현실의 e스포츠에서는 저그·프로토스를 앞서는 최강 종족으로 군림해왔다. 새롭게 개발된 '스타2'에서 이들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질까.

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린 블리즈컨2007을 통해 공개된 '스타2'의 테란진영은 '전작의 안정적인 승계'라는 블리자드의 개발방침에 맞게 구현된 모습이었다.
유닛과 건물이 3D로 구현되며 그래픽 퀄리티가 크게 향상된 점이 눈에 띄지만 기본적인 컨트롤과 전투법 등 '싸움의 기술'은 전편의 그것과 동일하다.
◆ 아카데미, 파이어뱃 사라진 테란의 바이오닉
주로 저그의 생체유닛과 맞대결하는 테란의 바이오닉 라인업에 변화가 생겼다. 스팀팩 리서치와 사거리 업그레이드 등을 담당하던 아카데미(Academy)가 사라졌다. 대신 배럭스를 건설할 때 테크 랩(Tech Lab)을 애드온(Add on)해 이를 통해 각종 리서치를 진행하게 했다.
스플래쉬 데미지를 주는 근접공격력이 탁월, 저글링은 물론 프로토스 질럿과도 맞대결했던 파이어뱃이 2편에선 사라져 추억의 유닛으로 스타크 팬들에게 남게 됐다.
테크트리를 올리면 이전처럼 배럭스에서 고스트를 생산할 수 있다.
머린이 부상을 입거나 스팀팩을 사용할 경우 위생병인 '백의천사' 메딕이 등장해 치료해주는 기본 메카니즘도 똑같다.
테크 랩에선 보병 유닛들의 방어막인 '쉴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기능도 지원된다. 프로토스에만 적용되던 쉴드가 테란의 보병 유닛에도 적용됨을 알 수 있다.

◆ 메카닉 라인업에 신유닛 '바이킹' 등장
1.07 시절까지 테란은 경기 초반엔 약하나 중반엔 최강의 종족으로 꼽혔다. 이는 최강의 화력을 자랑하는 시즈 탱크의 존재 때문이었다. '스타2'에도 '테란의 자랑' 시즈탱크는 그 늠름한 모습을 그대로 선보인다.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나 이동속도가 느렸던 탱크 대신 테란의 기동력을 향상시켰던 벌처가 이번 공개버전에서는 사라졌다.
대신 지상전은 물론 공중전도 가능한 만능유닛 '바이킹'이 새롭게 등장했다. 시즈탱크가 미네랄 200, 가스125, 인구수 3을 소요하는 반면 바이킹은 미네랄 100, 가스 50, 인구수 2를 소요하고 빌드타임도 더욱 짧다.
블리자드가 바이킹을 새로운 메카닉의 주력병력으로 염두에 두고 설계했음을 짐작케 했다.
공개버전에는 대공 공격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골리앗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러한 공백을 바이킹의 대공능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 팩토리에서 일정한 자원과 시간을 통해 리서치를 해주면 바이킹을 미사일 요격을 통해 상대 공중군을 공격하는 전투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단, 이 경우 상대 공중유닛만 공격할 수 있으며 적 지상군을 공격하기 위해선 다시 '돌격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 신유닛 프레데터, 밴시 합류...테란 공중군 대규모 개편
지상 유닛과 메카닉 군단에 비해 좀 더 혁신적인 변화가 공중군 편제내에서 이뤄졌다.
'프레데터'라는 이름의 새로운 전투기가 등장하는데 이는 미네랄 150, 가스 50, 인구수 2, 빌드타임 42 를 통해 비교적 손쉽게 제작할 수 있어 공중군의 새로운 주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이비행기' 레이스가 사라진 대신 그 자리를 밴시라는 신유닛이 대체하는데 그 특성상 레이스를 연상케 하는 점이 많다. 클로킹 기능을 갖춘데다 방어력이 약해 레이스의 뒤를 이어 '종이비행기'라는 별명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테란의 각종 강습작전과 수송을 담당했던 드랍십은 그대로 존재한다.
◆ 기타 전작에 비해 달라진점
'방어의 종족'인 테란의 경우 건물 배치는 그 자체로 수비를 위한 진법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좁은 입구를 서플라이 디포와 배력으로 막는 것은 바이오닉 유닛 생산을 생략하고 팩토리를 건설하는, 이른바 '메카닉 혁명'을 가능케해 스타크래프트의 플레이 양상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어적인 배치가 본격적인 대규모 진군을 더디게 하는 불편도 없지 않았는데 '스타2'에선 이러한 점들이 깨끗이 해결된다. 서플라이 디포를 지하로 은닉, 그로 인해 확보된 공간을 통해 병력이 지나다니는 것이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건설중인 건물이 아닌, 이미 건설이 완료된 건물을 파괴해 생산에 소비된 자원의 일부를 다시 환급받는 획기적인 기능도 도입됐다.
테란의 건물들이 공중에 떠 이동한 후 다시 내려앉는 것도 여전히 가능하다. 속업이 되지 않은 오버로드의 이동속도에 비견할 만큼 느렸던 건물의 비행속도는 스타2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건물이 뜨고 내리는 속도만큼은 전편에 비해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각 유닛들의 가격과 인구수 뿐 아니라 빌드타임까지 표시되는 점도 전편에 비해 개선된 점이다.
3D게임에 걸맞게 마우스 휠 스크롤을 통해 시점을 변경하는 것도 가능해져 '스타크래프트' 등장 후 10년이란 세월이 지났음을 실감케 했다.
전체적으로 '외관'은 일취월장 했으나 '싸움의 기술'은 그대로 이어져 '모험'보다 '안정'을 택한 블리자드의 선택을 읽을 수 있다.
그래픽은 많은 개선이 이뤄져 C&C(커맨드 앤 컨쿼)를 연상케 하나 실제 플레이를 해보면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임을 실감케 한다는 점도 현장에서 체험해본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물론 현재까지 공개된 프로토스, 테란 종족의 모습이 상용화되는 스타2의 최종적인 모습은 아닐 수 있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공개된 모습에 대한 팬들의 피드백을 감안, 당장 1주일 후에라도 교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애너하임(미국)=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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