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제주은행의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하며 흔들리고 있다. 영업이익은 90% 이상 줄었다. 순익도 77% 이상 쪼그라들었다. 여·수신이 나란히 줄고 도민은행 성향은 짙어졌다.
13일 실적발표 공시에 따르면 제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177억원) 대비 77.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전년(244억원) 대비 90.3%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07%로 전년 말 대비 0.25%포인트(p) 감소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96%로 전년 말 대비 3.50%p 낮아졌다. 국내은행 중 ROA가 1% 수준을 밑도는 곳은 제주은행이 유일하다.
![제주은행 수익성 지표 [자료=제주은행]](https://image.inews24.com/v1/a24dcefcdd7805.jpg)
대출이 줄고 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제주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은 5조6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1조6591억원으로 20% 이상 줄었고 대기업대출도 922억원으로 18.3% 줄었다. 이자이익은 1454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발했다. 수수료이익도 106억원으로 5.4% 감소했다.
지방은행 중 대출이 감소한 곳은 제주은행뿐이다. 지난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원화대출은 각각 6.8%, 6.6% 성장했고 광주은행과 전북은행도 4.2%, 4.1% 증가했다. 대구은행도 7.1% 늘었다.
건전성 악화로 대손비용이 늘어나며 순익을 갉아먹었다. 지난해 제주은행의 대손상각 비용은 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6% 증가했다. 대손상각처리에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각각 0.98%로 국내은행 중 가장 높았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손비용이 증가하며 순익이 줄었다"며 "충당금으로만 178억원을 적립하고 상생 금융 비용도 증가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 밖에선 더욱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제주은행의 서울·부산지역 대출금은 38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4%(1129억원) 줄었다. 대출의 93%가 제주도민이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제주지역은 관광 서비스업 및 농림어업에 편중된 산업구조여서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제한된 지역경제에 기반한 영업 특성으로 주도적인 영업 지위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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