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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광주중앙공원1지구 사업, 제2의 백현동 사건"


기자회견 열어 "롯데건설이 'SPC 지분 불법 탈취'" 성토…광주시 고소도 예고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한양이 광주중앙공원1지구 민간공원특례사업 시행사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SPC)의 '무단 주주 구성원 변경' 사안을 두고 5일 케이앤지스틸과 공동으로 기자설명회를 열어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한양 측은 감독관청이자 공동시행자인 광주광역시의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처분 또는 행위를 하지 않은 것)로 공모사업 취지가 무너져 제2의 백현동 사건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롯데건설이 케이앤지스틸과 SPC·우빈산업·롯데건설 간 '명의개서금지 가처분' 항고심을 위해 지난달 16일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이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이 서면을 통해 롯데건설이 우빈산업의 SPC 주식 49%를 취득한 과정이 사전에 기획된 '고의부도'였다는 점과 지난달 13일 SPC 지분 49% 중 19.5%를 금융주관사인 허브자산운용으로 양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왼쪽부터) 광주 중앙공원 1지구 사업 정상화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케이앤지스틸 대리인 강동욱 변호사와 케이앤지스틸 박상배 대표이사, 한양 법무팀 이재균 상무, 한양 박성빈 전무. [사진=한양]

롯데건설은 준비서면에서 "소송에서 만약 채무자(SPC)가 패소한다면 이미 실행된 본 PF 대출금으로 이 사건 1차 대출 약정에 따른 추가 100억원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채무자(SPC)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이를 통해 SPC가 본PF를 통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100억원 규모의 부도가 난 것은 롯데건설이 자금인출서에 동의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양 측은 SPC가 지난 2021년 11월 18일 브릿지대출보다 늦은 올해 9월 14일 별도의 100억원의 대출을 시행하고 만기가 6개월 남은 764억원의 브릿지대출은 조기 상환했으나, 만기일이 주주권확인 소송 선고일(10월 6일)과 동일했던 이 100억원은 상환하지 않았다고 했다. 소송 선고가 13일로 미뤄지자 이 100억원의 만기일도 13일로 연장된 점은 100억원이 '고의부도'를 위한 조건부 대출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양에 따르면 그동안 롯데건설은 근질권 실행 이유에 대해 "선투입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잔여금액은 용도가 구분돼 있어 사용이 불가했다→지분인수 목적으로 자금보충을 거부했다"며 말을 바꿨다. 그러나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결국 사전에 기획된 '고의부도'였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롯데건설은 발행주식의 30% 이상을 소유하면 기업집단에 포함돼 내부거래, 현금흐름, 지분변경 등 주요 정보를 공시해야 하는 공정거래법상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해 보유한 SPC 지분 49%를 쪼개 19.5%를 허브자산운용에 양도하고 자신들의 SPC지분은 29.5% 낮춰 공정거래법 적용에서 빠져나가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한양 측은 "최초 사업자 선정시 참여하지 않았던 롯데건설 등이 마음대로 SPC 주주를 수차례 변경하며 각종 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공모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동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인 광주시는 그동안 이를 묵인하고 방치하는 것을 넘어 특정사업자를 비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본 사업을 공모사업으로 추진하면서 '민간공원 특례사업 제안 요청서'를 공고하고 이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했다. 제안요청서는 사업의 개요, 제안자 자격, 협상대상자 선정 및 취소, 사업협약 체결 및 해지, 추진 일정, 선정된 사업자의 각종 의무 등이 포함된 사업과 관련된 공모지침이다.

한양은 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양(30%, 대표주간사 및 시공사), 우빈산업(25%, 지역사), 케이앤지스틸(24%, 지역사), 파크엠(21%, 운영사) 등 4개사로 구성된 한양 컨소시엄을 설립했고, 광주시는 '한양컨소시엄'을 사업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지역사로 참여했던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우빈산업이 불법적인 콜옵션을 행사해 가져갔고, 올해 10월에는 SPC 고의부도에 이은 근질권 설정이라는 방법으로 우빈산업 지분 49%를 롯데건설이 가져간 이후 지분쪼개기를 통해 허브자산운용과 나눠가지면서, '한양컨소시엄'으로 출발한 사업이 현재 '롯데 컨소시엄' 사업으로 사업자 구성이 크게 변동됐다.

더 큰 문제는 3차례 주주 변경 과정에서 단 한 번도 광주시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SPC가 무단으로 주주를 변경했으며, 이는 공모사업 역사상 유례가 없는 사례라는 점이다.

한양 관계자는 "지역사 참여와 한양의 신용 및 실적을 바탕으로 제안서 평가에서 가점을 받아 사업자로 선정된 SPC에서 2개의 지역사가 모두 퇴출됐다"며 "사업자 선정 시 참여하지 않았던 롯데건설이 사업을 주도하면서 한양의 대표주간사 지위가 박탈된 것은 공모제도의 도입 취지를 완전 몰각하는 행위"라고 했다.

SPC 무단주주변경에 대해 광주시는 제안요청서 제3조를 근거로 "사업협약 체결 후에는 제안요청서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SPC 지분 변경에 광주시의 승인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광주시가 동일 사례에서도 유독 중앙공원1지구 사업만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같은 광주 관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송암근린공원 민간공원특례사업'의 공모지침서 효력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 역시 '공모지침서는 당연히 구속력을 가지며,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특히 송암근린공원 사업의 경우 SPC 구성원 변경을 위해 SPC가 광주시에 SPC 구성원 변경 요청 공문을 발송하자 광주시 공원녹지과에서 이를 검토 후 구성원 변경 동의 공문을 발송한 전례도 있다.

한양 관계자는 "광주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사업자 구성원간의 갈등이 법원의 판결로 정리되는 순간에 롯데건설 등이 불법적 주식 탈취로 새로운 갈등을 초래한 가운데, 이 사업을 총괄적으로 감독하고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중재해야 할 광주시는 그 어떤 역할도 하지 않은 채 방관하고 있다. 제2의 백현동 사건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광주시의 계속되는 부작위에 대해 널리 알리고, 광주시의 즉각 조치를 다시 한 번 촉구하기 위해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그 동안 광주광역시에 감독권 발동을 수차례 요청하며 변화를 기다려왔으나, 광주시는 묵묵부답과 핑계로 일관해 온만큼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광주시의 부작위 위법 소송을 즉시 제기할 것"이라며 "이와 별개로 광주시를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등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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