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개도 어렵나"…與·野 정쟁에 갈피 잃은 망사용료 현안 [OTT온에어]


구글 여론전·SK C&C 데이터센터 화재·방송법 개정안…연이은 이슈에 망사용료 방관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망사용료 분쟁을 해결하겠다던 국회 차원 움직임이 소멸됐다. 주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또 한 번 정쟁모드에 돌입했다. 망사용료 2차 공청회가 연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9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실 측 좌석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놓여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지난 9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실 측 좌석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놓여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27일 국회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망사용료 2차 공청회 개최 여부·일정과 관련해 "아직 상임위에서 이야기 나온 바 없다"고 답변했다. 같은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추가 공청회는) 이미 물 건너간 상태"라고 답했다. 망사용료 분쟁이 과방위 주요 현안인 것은 분명한데,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정황이다.

과방위는 현재 여야 진형으로 분리된 상태다. 최근 과방위 정보통신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대상에 방송법 개정안이 포함된 것이 화근이 됐다. 법안 취지에 대해 여야가 서로 다른 진단을 내린 것. 더불어민주당 측이 방송법 개정안을 연내 의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반면, 국민의힘 측은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방송법 개정안은 KBS, MBC 등 사장 선출 방식 변경 등을 골자로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휘둘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워서라도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시나리오"라며 맞서고 있다.

지난 24일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입장문을 통해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가 날로 노골화되고 있다. 공영방송 독립을 위한 방송법 개정은 시대적 소명이 됐다"며, "정권에 따라 흔들리던 과거와 결별하고 새 장을 열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여당 측은 반박했다. 방송 악법을 통과시키려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민주당과 정청래 과방위원장, 조승래 간사는 과방위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며 상임위를 파행으로 이끌었다"며, "국민의힘은 (방송법 개정안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밝힌다"고 반발했다.

과방위는 지난 망사용료 공청회(1차)를 잇는 추가 의견 수렴 자리를 이달 중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구글 등 글로벌 CP사 주도의 여론전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 방송법 개정안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망사용료 관련 공청회는 사실상 뒷전이 됐다고 국회 관계자는 귀띔한다.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가운데) 등 과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화재 현장을 방문,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문기 기자]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가운데) 등 과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화재 현장을 방문,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문기 기자]

당초 2차 공청회에서는 ISP와 CP를 대변하는 전문가들이 나와 의견을 제시할 전망이었다. 망사용료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1차 공청회에 이은 격렬한 대립이 예상됐다. 당시 ISP 측 대변인으로는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대외협력실장과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CP 측으로는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참여했다.

ISP와 CP 진영 간 망사용료 분쟁은 민간에서 해결될 수 없는 상태다. 앞서 넷플릭스가 망사용료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 않자 SK브로드밴드(SKB)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정을 신청했다. 넷플릭스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의 소'를 제기하면서 재정 절차를 건너 뛰었다. 넷플릭스는 법원의 1심 패소에 따라 항소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도 출석했으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민간에서 정부로, 정부에서 법원으로의 절차를 이미 거쳤다는 의미다. 남은 건 국회의 양측 의사 수집과 법안 처리 탄력화. 그러나 소관 상임위 무관심 속에 법안 추진 여부가 불확실해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망무임승차방지 관련 법안이 총 7건 발의돼 있다. 대표 발의자 소속 정당을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이 4건, 국민의힘이 2건, 무소속 의원이 1건을 각각 발의했다. 일정 규모 이상 CP는 국내 ISP에게 망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골자다. 네이버·카카오 등 CP가 국내 ISP에게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점과 달리 구글·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CP는 망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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