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음악 사이트와 음악 저작권자의 분쟁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소리바다'와 '벅스'를 합쳐 놓은 형태의 음악 사이트가 등장했다.
'인터넷 P2P(개인간 파일 공유) 커뮤니티'라는 소리바다의 사업 모델과 음악 스트리밍이라는 벅스의 사업 모델을 합쳐, P2P 커뮤니티를 통해 음악을 같이 듣되, 다운로드는 못하게 하는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이 사이트는 특히 소리바다 및 벅스가 음악 저작권자와 분쟁하고 있는 각각의 요소에 대해 기술적인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그 해법이 법적인 해법으로 인정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포스트넷(대표 김범섭)은 1일 이같은 내용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통하고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개인 스트리밍 프로그램인 '아이멥스'는 홈페이지(http://www.imeps.com)에서 받을 수 있다.
아이멥스의 특징은 결국 인터넷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는 얼핏 보면 벅스의 사업 모델을 빼 닮았다.
그러나 벅스가 모든 음원을 직접 자사 서버에 저장하고 네티즌한테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데 반해, 아이멥스는 음원을 자사 서버에 저장하기는 하되, 음원을 올리고 스트리밍하는 주체가 개인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아이멥스가 자사 서버를 분할 해 계정을 만들어 개인한테 제공하고, 각 개인은 이 곳에 자신이 합법적으로 소유한 음원을 올리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멥스는 "허락받지 않은 음원을 서버에 저장하고 다중한테 들려준다"며 저작권자가 벅스한테 항의했던 내용을 피해갈 여지가 있다. 음원을 올린 주체는, 벅스와 달리, 아이멥스가 아니라 개인이기 때문이다.
아이멥스는 또 결국 P2P 커뮤니티를 응용해 개인간에 음원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소리바다의 사업모델과도 비슷하다.
하지만, 소리바다에서 각 개인이 PC에 사적복제한 음원을 서로 다운로드하는 것과 달리, 아이멥스에서는 개인의 계정에 저장한 음원을 서로 같이 듣기는 하되, 다운로드는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적복제한 파일을 공청(共聽)은 하되, 불법 유통은 안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불법복제를 판치게 한다"며 음원 저작권자들이 소리바다에 퍼부었던 항의를 기술적으로 피해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이다. 합법적인 사적복제는 했으되, 불법으로 다운로드(혹은 복제)는 하지 않는다는 뜻.
아이멥스는 특히 합법 사적복제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소리바다와 달리, 개인이 자신의 계정에 올린 음원을 누구든 무제한으로 스트리밍을 통해 들을 수 없도록 했다. 그렇게 된다면, 공유를 목적으로 한 사적복제일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사적복제가 아니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멥스는 따라서 다른 사람이 개인의 음원을 스트리밍으로 듣기 위해서는 음원을 올린 사람에게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허락을 받도록 했다. 서로 친분을 쌓은 뒤 음악을 같이 듣는다는 개념을 강화하기 위한 것. 이는 자신의 CD플레이어로 친구와 같이 음악을 듣는다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아이멥스는 그러나, 일일이 신청하고 허락을 해야하는 개인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 과정을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처리하고 있다.
결국 소리바다와 벅스의 사업 모델을 교묘하게 섞음으로써, 현상적으로는 두 회사가 저작권 단체와 벌이는 분쟁의 요소를 해결한 것이다.
포스트넷은 이 서비스를 특허 출원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 황용길 이사는 "이 서비스가 저작권 문제를 확실히 해결했다고는 장담할 수 없으나, 각종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현재로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돼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황 이사는 또 "앞으로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반화할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는 이 서비스를 휴대폰 등으로 들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서비스가 '소리바다'와 '벅스'가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요소를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피해갔다고는 하지만, 결국 음원 저작자들한테는 불리한 측면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작권 단체의 대응이 주목된다.
포스트넷은 2003년 7월에 설립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로, 그동안 인터넷 P2P에 대한 솔루션을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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