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중인 국공립대학교 ERP 구축 프로젝트에 대해 국산 ERP 업체들이 "프로젝트의 RFP가 특정 외국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다"며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ERP 협의회 김현봉 회장(한국하이네트 대표)은 6일 "국가적 대계라 할 수 있는 대학 ERP 구축사업에 입찰단계에서부터 국산 ERP 업체들이 모두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관계 당국은 이에 대한 분명한 근거와 입장을 밝힘으로써 국내 ERP 업체들 사이에 형성돼 있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명백한 불공정이 발견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와 관련, ERP 협의회는 6일 오후 12시30분부터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갖고 ▲국내 ERP 업체들의 국책사업 참여 기회 보장 ▲국내 대학교육행정시스템의 외산 솔루션 일색화에 대한 우려 불식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 차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산 ERP 육성을 위해 이번 교육부 프로젝트의 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번 국산 ERP 업체들의 집단 반발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오는 2007년까지 총 7천98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인 대학 ERP 구축사업에서 이 시장 전체를 외산 제품에 내주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ERP협의회는 최근 대학 ERP 구축 프로젝트의 시발점이기도 한 진주산업대학교와 춘천교육대학 ERP 프로젝트의 제안요청서(RFP)가 외국 솔루션 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다는 점을 들어 강력한 문제제기에 나섰다.
협의회측은 "이미 외산 솔루션이 채택된 진주산업대에 이어 춘천교대의 RFP에도 플랫폼/서버는 유닉스, 데이터베이스는 오라클 등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화된 IT 솔루션 도입', '국내외 구축사례가 있어야 한다' 등 명백하게 외산 제품에 유리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것은 많은 국내 ERP 업체들이 윈도 기반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고, 아직 완벽한 글로벌 솔루션이 확보되지 않아 해외구축 사례가 거의 전무한 현실에서, 국내 업체들은 입찰 참여 자체가 불가능해 자동적으로 이번 사업에서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측은 또 "진주산업대와 춘천교대가 각각 산업대와 교육대의 ERP 도입을 위한 책임대학으로 선정돼, 이들 대학의 ERP가 향후 7개 산업대와 9개 교육대학의 표준모델로 활용되며, 나아가 25개 일반 국공립대학의 ERP 도입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국내 대학 ERP 시장을 외산 업체들이 독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특히 "대학 ERP 구축사업은 교육행정정보화에서 더 나아가 미래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양성으로 연결된다는 중요성에 비추어, 그 동안 국내 ERP 업체들이 많은 대학들에 수십억원 상당의 ERP 솔루션을 무상으로 기증하며 현장실습을 통한 전문 인력양성에 들인 노력들이 모두 허사가 될 지경"이라며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제기와 함께 ERP 협의회는 긴급 사장단회의를 갖고 교육부에 시정을 촉구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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